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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형은 단독 인터뷰 체질?

LG 아트센터 로비에서 5분쯤 기다렸을까, 저 쪽에서 뮤지컬 스타 박건형이 성큼성큼 걸어왔다. '참, 남자가 봐도 잘 빠졌다.'

난 그를 서너달 전 <뷰티풀게임> 제작 발표회 때 처음으로 직접 봤는데, 말을 못해도 너무 못했다. 카메라 십여대가 지켜보는 가운데 주·조연 배우들이 마이크 잡고 돌아가면서 한마디 하는 순서였다.

말을 꺼내놓고 피식 피식 웃기만 하고 마무리를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아니 생긴 걸 멀쩡한 사람이 왜 저래'생각했다.

심지어 그가 장난치는 건 줄 알았을 정도였다. 


이번엔 단독 인터뷰였다. '또 그러면 어떡하지?' 걱정이 좀 되긴 했지만 그래도 난 내심 '내가 이 짓이 몇 년짼데, 그래도 사람들 말문 트이게 하는데는 나름대로 자신있지'하면서 박건형과 대면했다.

카메라를 세팅하는동안 긴장을 풀기위해 나이를 물어봤는데, 31살이란다.

난 왜 그가 20대 중반이라고 생각했을까. 자세히 보니 쌩얼에서 잔주름이 비친다.

"아 이거 화장도 안했는데...이거 뉴스에 짧게 나가는거죠? 에이 괜찮겠지 뭐"

박건형에게서 '툭 털어버리는' 성격이 느껴진다.

사실 그를 이태전 쯤인가 드라마에서 잠깐 본 기억 밖에는 없는 나는 그냥 '뮤지컬에서 떠서 TV 나온 배우인가 보다'생각했었다.

하지만 인터뷰 전 <뷰티풀게임>을 보고는 왜 여자들이 그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박건형은 몰입과 집중의 정도가 달랐다. 그가 천성적으로 <뷰티풀게임>의 축구 선수역에딱 맞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의 과장되지 않고 담백한 연기와 춤에 마음이 움직였다.

나도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을 정도로. (불행하게도 신체구조상 뮤지컬 배후가 더 맞지만)

뉴스 인터뷰용 간소 조명에 불이 들어왔다. 그냥 마중물같은 첫 질문을 던졌고, 그는 답했다.

다음으로 진짜배기 첫 질문이 나갔는데, 엇! 그는 꽤 달변이었다.

"무대에서 축구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해서 안무가와 배우들과 많이 상의를 하고,  실제로 공이 나오지 않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이 공연을 볼 수 있을까? 그런 논의를 많이 한게 기억에 남아요. 지금 공연을 하는데 무대 위에서 실제적으로 공이 없지만  모두 다 그 공을 볼 수 있고 그 7분 정도되는 결승전 장면에서 관객분들이 90분 경기를 보는 듯한 느낌들을 받으신다고들 하시더라구요"

축구 장면을 중심으로 이번 뮤지컬이 다른 뮤지컬과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뷰티풀게임> 배우들은 매번 공연 전마다 무대에 미리 나와 스트레칭도 하고 춤도 미리 맞춰보는데, 안무 연습을 매일 공연 전에 하는 이유를 물었다.

(홍보 담당자에 따르면 춤이 격렬해 이렇게 몸을 풀어놔야지 안그러면 부상 위험도 높다고 했다. 다른 공연들은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는다며)

"제가 느낀건 두가지에요 군무라는 안무를 보면 다같이 같은 동작을 여러명이서 하거든요.근데 저희 작품에서는 물론 그런 군무씬도 있지만은 결승전이라든지 감옥씬...죄수 독방이죠. 각자 자기 방에 들어가서 안무를 하거든요. 혼자 만의 안무를 해야하는거죠. 

독방에 갇힌 죄수들이 같이 춤을 추지만 다른 느낌들, 다른느낌으로 추고 있지만 하나의 느낌을 보여줄 수 있는 감옥씬이라던지. 결승전 같은 경우에는 말그대로  안무적인 요소도 들어가면서 마치 관객들이 '아 저건 춤이다'라는게 아니고  '아 진짜 축구같다' 축구같은데 갑자기 춤을 추고, 춤추다 갑자기 게임으로 들어가고. 

한경기를 굉장히 축약해서 또 각도도 예를 들어 무대에서 관객들이 하나의 각도가 있다면 그 각도에서 조금 더 틀어서 마치 스테디캠이 따라가서 보여주듯이 아니면 이 쪽 앵글 저 쪽 앵글 보여주듯이 그렇게 무대를 좀 입체적으로 사용했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배우들에 움직임이 가장 중요했어요. 배우들이 골대가 이번엔 여기있고 그 다음엔 여기있고 이거를 인지를 해야하거든요. 그리고 볼이 어디에 있는지를 배우들이 느끼고 있어야해요. 배우들이 그 볼을 봐야 관객들도 볼 수 있거든요.

그런 연습들이 그냥 다 같이 춤을 추고 그러는게 아니라 정말 없지만 상상 속에 있는 것들 그런 것들을 하는게 이번에 굉장히 색다른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박건형의 이 대답은 거의  트랜스크립트(transcript)에 가깝다. 보기 좋게 바꿔놓은게 아니라 그의 말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란 얘기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는 물었다.

"그 때 왜 그랬어요? 제작발표회 때. 왜 그렇게 말을 못했어요?"

"제가 그렇게 말을 못했나요? 사람들 많이 모인 데서는 쑥스러워서..."

그는 돌아서더니 씩씩하게 무대 쪽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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