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라고 표현되어 온 우리는 폐족(廢族)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위원장은 2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렸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친노 세력의 처지를, 조상이 큰 죄를 지어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폐족’에 비유한 것이다.
안 위원장은 "(우리는) 죄짓고 엎드려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들과 같은 처지"라며 "집권 10년의 역사를 계속해서 지키지 못한 것, 거대 집권 여당 세력을 단결된 세력으로 가꾸고 지키지 못한 것…. 이 모든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주개혁세력이라 칭해져 왔던 우리 세력이 우리 대에 이르러 사실상 사분오열, 지리멸렬의 결말을 보게 했으니 우리가 어찌 이 책임을 면할 수 있겠냐"며 "새로운 시대로, 새로운 세력으로 우리를 이끌고 정립시켜야 할 책임을 우리는 완수하지 못했다"라고 반성했다.
안 위원장은 또 "모든 분야에서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지만, "우리의 이 노력이 국민과 우리 세력 다수의 합의와 지지를 얻는 것에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은 '무엇이 실패이고 무엇이 잘못되었단 말씀입니까'라고 항변하기 전에 동의와 합의를 통해 힘을 모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간"이라며 "아직 우리는 실컷 울 여유가 없다"며 글을 맺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은 통감하지만, 정치 일선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엿보이는 대목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이 글의 주어 '우리'를 '나'로 고친 새글을 올렸다. "내가 마치 '친노' 대변인인 듯 언론이 기사화시켜 오해를 불렀다"는 이유였다. 안 위원장은 그러나 "'나'의 이런 생각을 함께 하는 사람들, '우리'로 여길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한다. 그들과 계속 함께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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