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새 정부 예산 10조 삭감 한다더니"

<앵커>

국회가 모레(28일) 새해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대선 전만 해도 '예산 대폭 삭감'을 주장하던 한나라당이 언제 그랬냐는 듯 입장을 바꿨습니다.

보도에 남승모 기자입니다.

<기자>

대선전 한나라당은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며 새해 정부 예산을 10조 원 이상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뒤 입장이 달라졌습니다.

[강재섭/한나라당 대표 : 정부에서 내놓은 안을 지금 너무 많이 바꾸려 하면 안되지 않습니까. 그걸 잘 조화해서...]

우선 국회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면서 4천억 원 삭감을 주장했던 예비비를 1천5백억 원 삭감하는 쪽으로 신당과 잠정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방 예산도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을 합해 4천억 원 이상 삭감을 주장했지만, 역시 1천5백억 원을 삭감하는 선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쟁점이 됐던 한미 FTA 후속조치 예산은 정부안대로 4천억 원을 반영하기로 했고,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상임위안대로 2천억 원을 반영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새해 예산안 257조 원 가운데 순 삭감액은 평년 수준인 1조 원에서 1조 5천억 원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한나라당이 당초 주장했던 10조 원의 10분의 1수준입니다.

더구나 한나라당 박종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 가운데 예산에 우선 반영이 가능한 4, 5천억 원 규모의 항목에 대해 예산 증액을 추진 중이라고 밝혀 삭감액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한나라당은  이번 대선과정에서 공공부문 혁신 등을 통해 내후년 예산을 20조 원 절감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내년 예산 10조 원 삭감 주장을 바꾼 한나라당이 내후년에는 과연 공약을 지킬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