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권 인계인수 작업을 위해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가 이번주 중에 만납니다. 두 사람, 정치 이념이나 철학이 많이 다릅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인생역정에서는 닮은 꼴이 적지 않다는 평입니다.
김정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96년 15대 총선.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의 정치적 인연은 서울 종로에서 맞대결로 시작됩니다.
[노무현(15대국회의원선거유세) : 엄청난 재산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대통령한테 돈 8억1천만원을 가져다 준 적이 있습니다]
[이명박 : 그 사람이 권력이 떨어지면 새로운 권력자에게 쪼로로 가서 붙습니다.철새같이 권력을 따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결과는 이 당선자의 승리, 그러나 이 당선자는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가 된 반면, 노 대통령은 보궐선거에 당선돼 명암이 엇갈립니다.
두 사람은 참여정부 들어 대통령과 야당 출신 서울시장으로 공식적인 인연을 맺습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일부 국무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계천 복원사업에 중앙정부의 지원을 보탰고, 재작년 새물맞이 행사에는 직접 참석해 이 당선자와 덕담을 주고 받았습니다.
[노무현(청계천 새물맞이 행사) : 강력한 의지로 이 사업을 추진하신 이명박 시장님의 용기에 대해서 다시 한번 찬사를 보냅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갈등 관계가 지속됐고, 특히 선거 사흘 전 이른바 '이명박 동영상'이 공개되자 노 대통령은 검찰의 BBK 재수사 검토를 지시해 두 사람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어린 시절 지독한 가난을 겪었고, 상고에 진학한 뒤 각각 법조계와 재계에서 자수성가해 최고의 권좌에 오른 성공신화부터,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을 즐겨 쓰는 공통점까지 있는 두 사람.
대통령직을 주고받게 되는 현직과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첫 회동에 그래서 더욱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