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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족 살해범을 용서할 수 있습니까?"

'SBS 스페셜' 유영철 피해 유가족 목소리 듣는다

최근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한 스릴러 영화 '세븐 데이즈'나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은 복수심이라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신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지만 용서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밀양'의 주인공이 아들의 유괴살인범을 대하고 좌절에 빠졌던 것처럼.

'SBS 스페셜'은 23일 오후 11시5분 '용서, 그 먼 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를 통해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유가족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

제작진은 "인간의 비극에 관해 성찰하는 동시에 용서에 이르는 멀고 험한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줌으로써 용서와 치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어머니와 부인, 4대 독자 아들을 모두 잃은 고정원 씨는 유영철이 검거된 후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다. 그는 유영철을 용서해주고 죽기로 결심했지만, 유영철을 용서하는 순간 다시 삶에 대한 욕구가 생겼다고 말한다.

이후 그는 유영철과 서신을 교환하고 사형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내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용서를 해 준 이후에도 여전히 괴로움이 많다. 아버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두 딸과의 관계가 소원해졌고 때때로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는 것이다.

안재삼 씨 가족은 유영철로 인해 큰형이 참혹하게 살해당하고 그 충격으로 둘째형과 막내 남동생마저 잇따라 자살을 해 온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 늙은 아버지와 함께 단 둘이 살고 있는 안 씨는 지금도 유영철에 대한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으며 유영철의 용서를 주장하는 고정원 씨에 대해서도 반감이 심하다.

그는 만일 나라가 유영철을 처벌하지 않는다면 직접 구치소에 들어가서라도, 죽어서 지옥에까지 따라가서라도 복수하겠다고 말한다.

프로그램은 이와 함께 사형수 부모와 살인 피해자 유가족들이 함께 아픔을 나누고 서로의 상처를 안아주는 '희망 여행'을 소개한다. 올해로 13년째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희망여행'에 한국에서 고정원 씨가 참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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