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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해서 더 어렵다"…역설의 미학 현대미술

<8뉴스>

<앵커>

현대미술은 난해하고 어렵다는 생각에 대중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데요. 형태를 파괴하고, 형상의 단순화를 통해 미학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현대미술, 이정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술전시장에 검은 색의 대형 캔버스가 걸려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서면 무수히 교차하는 빗금과 물감이 덧칠돼 있습니다.

하얀색 캔버스로 보이는 작품 역시 자세히 보면 격자무늬형태가 드러납니다.

종이 위를 칼로 그어서 네모를 만들어 들어내고 그 위에 물감을 칠하는 작업을 반복해서 나온 작품들입니다.

작가는 비움과 채움의 반복이라고 설명합니다.

[정상화/서양화가 : 상당히 보기가 거북하고 무언가 막연한 생각을 하시는데 그 작가의 깊은 의도, 자유성, 주어진 편견을 구축해 나가는데만 열중하는 거죠.]

이와는 반대로 점의 화가로 불리는 이우환 화백은 화면을 비워내는데 열중합니다.

커다란 화폭에 네모난 점 하나 찍었지만 그림값은 5억 원을 호가합니다.

최근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이 구입했다고 폭로한 외국 작품들 가운데서도 베들레햄의 병원이나 화이트 파이어는 선 몇 개 그었지만 그림값은 수십억 원에 이릅니다.

[이재언/미술평론가 : 이런 작품들은 조형논리도 나름대로 있고 예술사조면에서도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작품들인 거죠.]

경쟁하듯 단순미를 추구하는 현대미술.

그만큼 관람객은 비웠든 채웠든 단순한 그림을 어렵게 뜯어봐야 하는 역설에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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