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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에 밀려들어온 '오일볼' 어떤 피해주나

환경단체 "어류.해조류 오염, 먹이사슬 위협"

2차 환경오염 피해 논란을 낳고있는 '오일볼(Oil ball)'은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14일 해경 방제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태안 안면도내 백사장 해수욕장에서 꽃지해수욕장에 이르는 해변 10여㎞에 2~3㎝크기의 경화된 기름찌거기인 '오일볼'이 대량으로 밀려들었다.

오일볼은 바다 위를 떠돌던 기름 덩어리가 표면의 휘발성분이 날아가면서 탁구공이나 야구공 크기로 굳어진 것을 말한다.

뭉쳐진 오일볼은 바닷속으로 가라앉게 되는데 수온이 올라가면 다시 물위로 떠올라 기름막 형태로 터지면서 2차 오염을 일으키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속에서 흘러다니는 동안에도 물고기나 해조류에 달라붙어 생명을 앗아가고 기름분해 미생물에 의한 분해 속도도 매우 느린 편이어서 조류를 타고 경기, 전라 연안 등 어디로 흘러들 지도 몰라 기름 유출 사고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로 지목된다.

특히 해양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파괴시켜 1차로 플랑크톤을 오염시킨 뒤 물고기, 사람으로 이르는 먹이사슬 전반으로 오염을 확산시킨다는 게 환경단체 등의 주장이다.

환경운동연합 지찬혁 생태국장은 "눈에 보이는 기름띠는 방제 및 회수 작업으로 상당부분 제거될 수 있겠지만 바다로 가라앉은 오일볼 등 기름덩어리는 또다른 오염을 잠재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고 당시 4m 이상의 높은 파도 등으로 높은 비중의 중질류가 해수 아래로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오일볼의 형성 과정과 생태계에 미치는 위험 등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오일볼이 만들어지기 까지는 적게는 수주, 많게는 수개월이 걸리는데 안면도에서는 불과 8일만에 발견된데다 오일볼의 피해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양연구원 위해성연구단 이문혁 박사는 "오일볼은 학술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용어로 다른 나라의 유류 오염 사고에서도 오일볼로 인한 2차 피해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다"며 "안면도에서 발견된 기름덩어리는 사고 후 시간이 흐르면서 경질유가 증발된 뒤 아스팔트 성분으로 끈적하게 굳어진 `타르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타르볼 역시 유류 사고 발생 후 바다가 자정능력을 되찾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현상으로 해안에 추가적으로 심대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부경대 류청로 해양공학과 교수도 "바다에 유출된 기름덩어리가 파도 등으로 부서지며 분해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이미 굳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어패류에 직접 닿지 않은 한 2차 피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해경 방제대책본부 김영환 배출물과장은 "유출된 기름이 풍화작용을 거치며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한다"며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동해안과 달리 서해안은 바닷물의 비중도 일정해 만약 기름덩어리가 바닷속으로 가라앉더라도 다시 표면으로 떠오를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일볼의 유해성 논란을 떠나 안면도로 흘러든 기름찌꺼기는 추가로 보령 앞바다나 천수만 등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서해안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태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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