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과 패기, 순수함으로 가득해야 할 대학 총학생회가 기성세대의 부패한 악습을 따라 해 업자와 검은 뒷거래를 한 사실이 또다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은 13일 졸업앨범 제작업자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강릉 A대학 전.현직 총학생회장을 구속기소하고, 도주한 B대학 총학생회장을 수배하는 한편 전 총학생회장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 1억2천8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준 혐의(배임증재)로 졸업앨범 제작업체인 K문화사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수사 결과 앨범 제작자는 총학생회장들로부터 제작의뢰를 받는 대가로 2천만∼3천2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져 그동안 갬퍼스 주변에서 공공연하게 떠돌던 총학생회장과 앨범 제작업자의 검은 유착이 사실로 드러났다.
학생회장들은 또 총학생회장 선거 때 문제의 업자로부터 팸플릿이나 의류 등도 무상으로 제공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제작된 앨범은 단가가 높아져 그 부담이 결국 일반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품질도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때문에 각 대학 홈페이지에는 졸업 앨범과 관련한 학생들의 불만이 늘 가득한 실정이다.
검찰 수사 결과 이번에 적발된 대학에서는 총학생회장 선거가 있을 때 출마자들이 앨범 제작업체에 찾아가 의류와 팸플릿 등의 제작을 요구하고 당선될 경우 무상으로 교부받은 것으로 처리했다. 또 이후에도 필요할 때마다 금품과 필요한 물품을 지원받는 대신 졸업앨범 제작권을 주는 게 관행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앨범 제작업자는 총학생회장에게 수천만원을 주면 이익이 별로 남지 않지만 대학 내 여러가지 사업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실적중 하나인 졸업 앨범 실적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뒷돈을 건네면서까지 앨범을 만들어 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번에 적발된 2개 대학 외에도 또다른 대학의 졸업준비위원장이 졸업앨범 제작업자로부터 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이들 총학생회장이 앨범 뿐 아니라 다른 제품 업자들로부터도 금품을 제공 받았는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일차적 책임은 졸업앨범 제작업체를 선정할 권한을 가진 총학생회장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거나 일부 교직원을 참여시키더라도 총학생회장이 미리 지정한 업체를 거부한 적이 없을 정도로 유명무실해진 대학측의 허술한 지도감독이 더 큰 문제라며 근본적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대전의 한 대학 총학생회장이 거짓으로 행사를 꾸며 공금 2억원을 챙겼다 구속됐다.
또 부산에서는 대학 조교가 총학선거를 지원하는 대신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수억원대의 학생수첩과 졸업앨범 계약을 알선하는 대가로 인쇄업자로부터 수천만원을 챙겼다가 구속되는 등 신성해야 할 대학 총학생회가 부정으로 얼룩지는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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