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 사고로 생긴 기름띠가 해안을 오염시키면서 주변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최후에는 이 기름띠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다.
11일 한국해양연구원과 부경대 등에 따르면 바다에 유출된 기름은 바다표면에 넓게 확산되는 동시에 증발, 분산, 용해, 에멀젼(Emulsion.유제)화, 오일볼화, 침강, 생물분해 등 복잡한 풍화과정을 겪게 된다.
기름의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람과 바다의 기상조건이나 해황. 바다는 넓고 유출된 기름은 급속하게 이동, 확산하기 때문에 초기방제에 실패할 경우 방제작업에 어려움이 따른다.
부경대 해양공학과 류청로 교수는 "바다위에 유막형태로 떠 있는 기름띠는 한달 이상 안 갈 것"이라며 "하지만 연안에 부착된 기름띠가 완전히 최종적으로 사라지려면 10년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 확산과 증발
이번에 유출된 원유의 경우 유출된 후 수 시간 내에 평균 기름막의 두께가 0.1mm 이하로 확산되며 군데군데 기름띠나 기름조각을 이루어 해류를 따라 표류하는 특성을 지녔다.
수심이 깊을수록 기름농도는 낮아지는 데 바다표층에서 1m 아래는 기름농도가 대략 100ppm, 10m 아래는 10ppm 정도가 된다.
유막을 바다 위에서 물리적인 방법으로 회수하려면 유막두께가 0.1mm 이상 돼야 하고 이보다 더 얇아지면 물리적 회수방법을 사용하기가 불가능해 유처리제 등 화학적 방법으로 제거할 수 밖에 없다.
원유는 확산이 시작되면 계속 대기중으로 탄화수소성분이 증발하는 데, 증발은 유출 초기 수시간 동안이 가장 활발하다. 증발 속도를 좌우하는 요인은 수온, 기온, 파고 등으로 파도가 높을 경우 증발이 잘 된다.
◇ 기름물 에멀젼…쵸콜렛 무스
중질유인 원유는 해상에서 풍화하면서 수분을 흡수해 70∼80%의 물을 함유한 암갈색의 기름물 에멀젼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오염물질의 부피가 3∼4배 정도 증가하게 된다.
이 기름물 에멀젼은 두꺼운 빈대떡같이 넙적한데다 끈적끈적하고 부피와 점도가 크게 증가해 해안에 당도하게 되면 물리적인 수거에 큰 장애가 된다.
이 에멀젼은 점성이 높아 기름을 없애려는 다른 작용을 더디게 만든다. 현재 태안 앞바다 해안가에 부착된 원유는 중질유 상태 그대로이며, 바다에 떠 있는 기름 일부가 에멀젼화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기름띠 조금 더 있으면 '말썽꾸러기' 오일볼로
한편 풍화되고 남은 원유찌꺼기는 오일볼을 형성한다.
이번에 유출된 기름으로 인한 오일볼이 생기려면 적게는 수주, 많게는 수개월이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류 교수는 "오일볼은 바다에 유출된 기름이 점점 풍화작용을 거쳐 고형화된 상태를 말한다"면서 "지금 바닷속에 일부 기름덩어리가 생기는 것도 오일볼이 생성되는 과정 중 일부라고 할 수 있지만 오일볼이 만들어지려면 몇 달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일볼은 가장 클 경우 탁구공이나 테니스공 크기로 조류를 따라 떠 다니다 대부분 가라앉은 뒤 점점 깨지고 작아져 모래알 같은 모양으로 되지만, 이들 중 일부는 기온이 높아질 경우 물 위로 떠올라 터져 1만배 면적의 기름띠를 만들기도 한다.
기름물 에멀젼과 함께 오일볼 찌꺼기는 바다 기름유출 방제에서 가장 골칫거리일 뿐만 아니라 용적에 비해 표면적이 작아 기름분해 미생물에 의한 분해속도가 매우 느리다.
◇ 타르매트·침강·생물분해
원유는 중질유이기 때문에 비중이 1보다 커서 때때로 바다 아래로 가라앉기도 한다.
극히 드문 경우지만 원유는 밀도가 큰 덩어리나 풍화 잔유물 자체가 바다 중에 가라앉는 것도 있다.
그러나 보통 원유는 퇴적물 입자나 유기물이 부착돼 가라앉게 된다.
원유는 비중이 1에 가까워 부유물질이 조금만 부착해도 해수의 비중인 약 1.025를 초과하게 되기 때문이다.
모래해안에 붙은 기름도 퇴적물과 섞인 후 바다로 씻겨 들어가게 되면 바닥에 가라앉게 된다. 모래사장에 기름오염이 심한 경우 대량의 퇴적물이 기름에 축적돼 밀도가 큰 타르매트가 생기기도 한다.
이 밖에 원유 중에 포함돼 있는 화합물은 바닷속 박테리아 군에 의해 분해되기도 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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