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출된 원유 중 대기에 휘발된 성분을 고농도로 오래 들이마실 경우 구토나 두통 증상을 넘어 급성인후두염이나 기관지염이 생길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발암위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한국해양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번에 서해에 유출된 원유 1만500㎘ 중 30%가량은 바다로 유출되자마자 대기에 휘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장훈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실장은 "기름이 바다로 유출된 뒤 나중에 얼마나 회수되는 지 시험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30%가량은 휘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원유는 휘발유, 경유, 벙커C유 등을 정제해내는 원료가 되는 혼합유이기 때문에 대기에 휘발되는 양이 많고, 휘발성분들이 빨리 확산된다는 게 해양연구원측의 설명이다.
한국해양연구원 이문진 박사는 "피해 해안에서 2∼3km 들어간 곳까지 기름냄새가 진동하고, 대기중에는 기름성분이 있다"며 "방제인력들은 오랜시간 휘발된 기름성분에 노출되기 때문에 구토나 두통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 기름제거에 나섰던 주민 일부가 잎마개 등을 착용하지 않고 작업을 벌이다 두통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 등으로 옮겨진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료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대기에 휘발된 기름성분에 고농도로 오래 노출되는 경우 단기적으로는 급성인후두염이나, 기관지염에 걸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발암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여의도 성모병원 산업의학과 김형렬 교수는 "원유 휘발성분에는 자극물질인 다방향족 탄화수소류와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젠, 톨루엔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고농도로 노출되는 경우 급성인후두염이나 기관지염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발암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옥외이기 때문에 일단 평균적으로는 기름휘발성분의 농도가 낮아 고농도 노출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바람의 방향이나 장기간 방제작업을 하는 경우 고농도 노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제작업을 하는 경우 호흡기 보호와 눈 보호에 유의하는 한편, 복장을 제대로 갖춰입어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국해양연구원 이 박사는 "해안에서 계속 방제작업을 하는 인력은 고무장화와 고무장갑, 보호복을 착용해야 함은 물론 마스크를 통한 호흡기보호와 눈보호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휘발성분으로 인한 오염이 심해진다면 방독면이나 공기통, 보호안경 등의 착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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