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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계열사 압수수색에 '긴장'

삼성그룹은 김용철 변호사의 부정.비리 의혹 폭로와 관련해 30일 검찰이 삼성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하자 이미 예상했던 것이라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은 특별검사법안이 통과된 데 이어 최근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김 변호사 차명계좌 추적을 개시하자 조만간 그룹 전략기획실 및 관련 계열사 압수수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막상 검찰이 이날 삼성증권 압수수색에 들어가자 "결국 올 것이 왔다"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 채 특검과 특본의 중복 수사 등 이번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특히 삼성은 다음달 1일 이건희 회장의 취임 20주년을 하루 앞두고 검찰의 압수수색이 단행된 데 대해 "이 회장과 그룹이 지난 20년 동안 이룬 성과가 평가를 받기는 커녕 국민들로부터 의혹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침통해했다.

삼성 계열사의 한 직원은 "그룹이 지난 20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려는 이때에 이런 일이 생겨서 안타깝다"며 "이번 사태로 실제로 경영차질이 빚어질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삼성 전략기획실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이번에 의혹이 제기된 차명계좌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들이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예상했다"며 "검찰 수사를 성실히 받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의 '타겟'이 되고 있는 삼성 전략기획실의 임직원들은 삼성증권에 이어 다른 계열사와 전략기획실도 조만간 압수수색이 실시될 것으로 보고 수사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그룹 전략기획실은 수사에 대비하느라 투자, 인력 등 내년도 사업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연말연초 정기인사도 최소한의 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자금조성, 로비, 경영권 승계 등 그룹 경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사안들에 대한 의혹 제기로 그룹이 위기에 처한 만큼 조직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대규모 사장단, 임원 인사는 단행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특검법이 통과된 마당에 수사를 피할 도리가 없고 그럴 의사도 없기 때문에 압수수색이 실시된다고 해서 그룹의 입장이나 상황이 달라질 것은 없다"며 "다만 수사가 필요한 부분에 한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대선, 총선 등 선거의 민감한 상황과 맞물려 지리하게 끌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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