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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데이즈]의 이례적 흥행 성공

[세븐데이즈]가 개봉 첫 주말 4위로 흥행전선에 먹구름이 끼는가 했더니 그 다음 주에 1위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보통 첫주에 4위를 하면 그대로 미끄러져 내려가 간판을 내리는 비운의 운명을 겪기 마련인데 이런 경우는 영화 담당 취재를 해오면서 처음 겪는 일이고 주변에 저보다 오래 영화계에 계신 분들에게 물어봤더니 그분들도 처음이랍니다. 물론 지난주 박스오피스 1-4위가 근소한 차이였다는 점이 있었지만 역전에 성공해 개봉 2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해 입소문 마케팅이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시사도 놓치고 개봉 주에도 보지 못하다가 주말에 겨우 봤습니다. 김윤진 씨 연기도 궁금했지만 원신연 감독 때문에라도 안보고 지나치면 안 될것 같은 생각에서였습니다.

원신연 감독은 지난해 [구타 유발자들]로 충무로 데뷔를 할 때 처음 알았습니다. 신인감독 작품 답지않게 잘 짜인 연출력으로 한석규, 이문식 같은 배우들에게서 최대치를 뽑아내며 작품의 에너지가 극한까지 끓어넘치는 매력을 느꼈었습니다. 그러나 흥행에서는 완전 참패를 겪었습니다. 기자시사 뒤 개봉 직후 따로 개인적으로 인터뷰를 요청해 잠깐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영화 참 재미있게 잘 보았다.'라고 인사하니까 '그런 말씀하는 분들 많은데 흥행은 왜 안되는지 모르겠네요.'하며 푸념을 하더군요. 스트레스를 상당히 많이 받은 것 같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지난해 아까운 영화 가운데 한 작품으로 꼽기도 했었죠.

원 감독의 경력은 특이합니다. 학교에서 정식으로 영화를 배운 적은 없고, 스턴트맨으로 영화판에 발을 들여놓고 독학으로 공부해 단편영화로 주목받다가 충무로에 장편으로 데뷔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이 때문에 그는 충무로에서도 아웃사이더로 별로 친한 감독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또 충무로라는 곳이 촉망받는 단편 감독도 많고, 영화에 일찍이 목숨걸고 대학, 대학원, 해외유학을 한 쟁쟁한 지망생들도 변변한 데뷔한번 못하고 또는 한번 했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무척 많기 때문이죠.)

[세븐 데이즈]도 감독 못지않게 기구한 사연을 갖고 있습니다. 다른 감독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김선아를 주연으로 캐스팅해 촬영중에 중단되고 감독이 교체되고 배우도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미드(미국 드라마)스타일로 3천여컷의 빠른 편집, 여러 각도에서 잡은 카메라를 교차 편집하며 스릴러로서의 긴박감을 더한다는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김윤진의 연기도 안정적이고, 조연으로 나오는 김미숙, 박희순 등의 연기도 개성이 잘 살아납니다. 특히 김윤진을 끝까지 도와주는 친구이자 형사로 나오는 박희순은 '발견'이라 부를 만큼 빛나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놀라운 승률을 자랑하는 변호사 지연은 딸과 함께 사는 싱글맘입니다. 어느날 딸이 갑자기 사라지고 1주일 내에 사형판결을 기다리는 살인강도범 정철진을 무죄판결을 받아내 빼내라는 정체불명의 협박전화를 받습니다. 정철진은 여대생이 무참하게 살해된 현장에 지문과 족적을 남긴 유력한 용의자로 검거되어 1심에서 사형판결을 받았고 2심 재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연은 하나뿐인 딸을 살려내기 위해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변론에 착수합니다.

 2시간의 영화에 다소 많은 인물들과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는 욕심이 비치는 것이 흠이지만 일단 범죄스릴러로서의 구조는 탄탄합니다. 현재 진행중인 납치사건과 과거 발생했던 강도살인사건과 그 피해여성을 추적하는 과정이 꼼꼼하게 날줄과 씨줄을 구성하며 진행됩니다. 납치범은 누구일까와 왜 그랬을까하는 의문, 살인사건의 진상은 과연 무엇일까와 그 배후의 실체가 드러나는 과정도 정교해서 끝까지 호기심을 갖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보게 만듭니다. 격투, 차량 추격전, 법정 공방 등 다양한 장면들이 계속되고 결말의 무게감도 충분히 느껴지는 터라 '미드'에 열광하는 젊은 관객층들에게 더욱 호응을 얻을 것 같네요. 

(이번 주는 무려 12편의 영화가 개봉되는데 제가 한 편도 보지 못했습니다. 2-3주전 제가 기자시사를 많이 못 갔는데 그 여파가 이번 주에 집중되어 나타나는군요. 제 게으름을 질책하며 나름 개봉영화 소개글을 기다리시는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주변의 입소문으로는 조지 클루니의 [마이클 클레이튼],과 오만석, 이선균, 류덕환 주연의 [우리 동네], 글래머 김혜수가 쌩얼로 연기변신을 성공적으로 했다는 평을 듣는 [열한번째 엄마], 재일동포와 일본인들의 삶을 따라다닌 다큐멘터리 [강을 건너는 사람들], 독특한 독립영화 [은하해방전선] 등이 볼만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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