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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취업 전쟁…20대초반서 57세까지

공기업 입사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공기업 입사에 학력이나 연령, 전공, 영어점수 등 자격제한이 없어지면서 57세의 고령자까지 지원하는 등 입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게다가 공기업들은 인적자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경력직과 전문직 채용을 확대하는 대신 일반 대졸 신입사원의 채용은 상대적으로 줄이고 있는 추세다.

내년에는 정권이 바뀌면서 공기업 구조조정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아 해당 공기업과 정부 모두 인원확대를 꺼리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내년에 공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더욱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할 것으로 보인다.

◇ 공기업 입사경쟁률 높아

19일 공기업에 따르면 올해 공기업의 입사전형은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 대부분의 공기업이 이미 올해 하반기 채용을 완료했거나 입사원서를 이미 받아 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공기업 입사시험의 특징은 갈수록 지원자들이 늘어난다는 데 있다. 정부가 각 공기업에 능력위주로 여성.장애인.지방인재를 우대하는 개방형.사회형평적 채용을 시행하라고 독려함에 따라 각 공기업들이 학력, 연령, 전공, 영어점수 등 자격제한을 속속 폐지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게다가 급여수준이 높고 직업 안정성이 강하기 때문에 공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공기업별 취업경쟁률은 기업은행 120대1, 수출입은행 152대1, 예금보험공사 232대1, 가스공사 166대1, 인천국제공항공사 200대1, 한국지역난방공사 178대1, 한국공항공사 118대1 등이다.

지난해 100명을 뽑은 농촌공사의 경쟁률은 28대1이었으나, 올해는 125명을 뽑는데도 경쟁률이 39대1로 올라갔다. 수출보험공사도 서류지원자 대비 선발인원 경쟁률이 120대1에서 150대1로 높아졌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여러 공공기관에 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중복 합격의 문제도 생기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서류전형에 합격한 후에 필요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필기시험에 응시하지 않으면 다음연도 시험에 응시할 경우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다른 우수한 인재의 입사기회를 막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 고급인력 대거 몰려

공기업 입사지원자들의 영어성적은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석·박사 학위와 각종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전형을 진행중인 한국공항공사의 경우 지원자 1만2천명 가운데 토익 등 영어자격시험의 만점자가 70여명에 이르렀고 900점 이상자는 2천400명이나 됐다.

공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대학생들이 1학년때부터 영어공부에 적극 나서는 데다 어학연수 1년 정도 다녀오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대체로 영어점수가 좋다"고 말했다.

코트라의 경우, 일반 신입사원 17명 채용에 몰린 응시자 1천115명 가운데 석사는 372명, 박사는 6명이었다. 경력사원 3명 채용에는 석사 203명, 박사 34명이 원서를 냈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기술직 지원자의 경우 모두가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사무직도 증권관련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응시자들은 어학.전공성적, 자격증 등의 관리에 철저하지만 자기중심적이고 조직 친화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공기업 채용담당자들의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요즘 지원자들은 자신감과 자존심이 강하지만 입시위주 교육으로 인해 창의성이 떨어지고 정답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결정이나 판단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능력이 검증된 경력사원과 전문직종자를 적극 채용하는 현상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산업은행은 기존 정규직 신입행원 채용 방식에서 벗어나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말에 이런 인재 40여명 채용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중에 외국인 10여명을 선발해 내년 1월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지원자 20대 초반에서 57세까지

자격제한이 폐지되면서 지원자들과 입사자들의 연령이 다양해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코트라의 경우, 경력사원으로 57세의 박사가 지원했다. 거의 정년의 나이에 이르러 입사지원을 한 것이다. 경력사원이 아닌 일반 신입사원 응시자 가운데 최고령자는 45세라고 코트라는 전했다.

대한주택공사에는 46세의 지원자가 신입사원으로 응시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만 48세 지원자가 신입사원으로 합격했다"면서 "그는 20대의 다른 신입사원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올해 신입사원중 최고령자는 만 36세, 최연소자는 만 21세로 나이 차이가 최대 15세나 된다고 밝혔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연령제한 폐지로 경력직원이 예년에 비해 많이 입사해 입사자의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업무적응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토지공사에서는 2002년 입사해 3년간 근무했다가 퇴사한 뒤 올해 다시 신입사원 공채에 응시해 합격한 35세의 입사자도 있었다. 공사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선후배들과 쌓았던 정이 그리워 1년간의 취업준비끝에 재입사에 성공했다고 공사측은 전했다.

◇ 공직 적격성평가, 영어 구술면접 속속 도입

공기업 지원자가 다양해지고 경쟁률도 높아지면서 각 공기업들은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 공직 적격성평가 도입을 검토하거나 영어 구술면접을 도입하는 등 전형을 다양화하고 있다.

또 면접을 강화하는 것도 뚜렷한 추세다.

지역난방공사는 필기 전형때 PSAT(공직적격성 평가)를 도입할 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부터 1차 면접때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실시한 이래 올해부터는 영어 구술 테스트를 도입했다.

수자원공사도 지원자가 응시한 분야의 전공능력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기 위해 면접 때 전공관련 프레젠테이션을 도입했다.

산업은행은 2차례에 걸친 전일 심층밀착면접을 시행하고 있으며 한국은행은 올해부터 면접점수 비중을 기존 100점에서 200점으로 늘리는 대신 영어점수 반영은 200점에서 100점으로 축소했다.

가스안전공사는 앞으로 필기시험에 적성검사를 추가할 계획이며, 신용보증기금은 올해 필기전형부터 논술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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