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다음날인 16일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수험생들과 교사들이 가채점 결과를 두고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올해부터 성적이 상대 평가에 따라 영역별 등급으로만 표시되는 만큼 수험생이 스스로 만든 가채점 결과는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가장 회원이 많다고 소문난 입시평가기관들의 홈페이지에 가채점 결과를 입력하고 실시간으로 등급 변화를 지켜보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평가기관들은 회원들이 가채점 결과를 입력하면 축적된 다른 회원들의 성적와 비교해 등급을 산출해주고 실시간 추이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에 나온 수험생들은 또한 모의고사에서 자신과 비슷한 등급을 받았던 다른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물어보면서 자신의 등급 변화를 가늠하기도 했다.
한성고의 이상호군은 "등급이 어떻게 매겨질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인터넷 사이트를 계속 클릭하고 있다"며 "비슷한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서로 점수를 까는 게 어색해 직접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과학고의 배한솔군은 "학교에 일찍 나와 친구들과 점수를 많이 맞춰보고 있는데 등교 전에는 실시간 등급표를 계속 보다가 왔다"며 "회원들이 많으니깐 실제와 비슷하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진학 지도교사들 또한 수험생들로부터 가채점 결과를 받아 당장 분석에 착수할 근거가 별로 없는 탓에 다소 혼란스러워 하며 동료 교사들과 분석 대안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교사들은 일단 학생들에게서 제출받은 가채점 결과로 학교 단위의 풀을 분석한 뒤 입시평가기관 등의 발표를 참고사항으로 삼겠다는 입장이지만 처음인만큼 둘 다 미덥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일고 최경호 진학실장은 "올해 등급제가 되고 나서 가채점 결과가 의미가 없어졌고 이게 처음이니 아무래도 진학지도가 혼란스럽다"며 "학원에서 `1등급은 몇 점 이상 2등급은 얼마' 이런 식으로 발표를 할 것이지만 당장 참고사항은 정도이지 정확한 게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여의도고 한상남 진학부장은 "가채점 결과를 받아보고 모의고사들의 난이도와 견줘 보면서 학생들의 등급을 추정해서 그 예상등급을 갖고 진로상담을 하는 수밖에 없다"며 "요새 인터넷에 실시간 등급이 나오는데 경우에 따라 오차가 커 크게 신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 부장은 이어 "대개 학교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작년 졸업생 가운데 '몇 %에 들면 어떤 수준의 대학에 가더라'하는 게 있다"며 "일차적으로는 우리 학교에서 몇 %에 드는지를 보겠지만 전체를 따져야 하기 때문에 극히 위험한 추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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