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체류중인 병역의무자들이 위조된 미국 대학의 입학허가서나 재학증명서를 제출하는 수법으로 병역을 기피하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돼 사법당국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국 현지의 모 유학원이 가짜 서류를 발급했으며 서류를 심사하는 현지 공관 행정원이 이를 눈감아 준 것이 드러나 해임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3일 병무청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위해 미국에 체류중인 병역의무자들 가운데 허위로 작성된 미국 대학의 입학허가서나 재학증명서를 제출해 병역연기는 물론, 심지어 병역의무를 기피하고 있다는 제보가 이들 기관에 접수됐다.
만 25세 이상의 병역의무자들은 해외에 나갈 때 병무청에 국외여행허가신청을 받아야 한다. 만 24세 이하의 병역의무자들은 해외에 나갈 때 국외여행허가가 필요 없지만 해외에 체류하다 만 25세가 되면 그 해 1월15일까지 병무청에 국외여행허가신청을 해야 한다.
이들 병역의무자는 해외에서 체류연장이나 새로 국외여행허가신청을 할 때 필요한 외국 대학의 입학허가서나 재학증명서 등을 위조해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들 병역의무자 가운데는 실제 이 같은 방법으로 병역을 연기하고 일부는 체류연장을 통해 영주권까지 취득,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주권을 취득해 만 35세가 지나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류 위조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현지 유학원이 개입했고 유학원에서 발급한 허위 서류를 병역의무자들로부터 제출받은 LA 총영사관 직원이 이를 묵인, 병무청에 송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외여행허가신청은 인터넷이나 각 지방병무청 방문은 물론, 해외공관을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으며 해외공관은 관련 서류를 접수받아 심사한 뒤 추후에 이를 병무청에 통보한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현지에서 채용한 행정원이 LA 소재 모 유학원이 위조한 미국 대학 재학증명서 등을 근거로 병무청에 국외여행허가기간 연장허가와 미국 내 체류자격(유학비자)를 얻어내는 과정에 연루됐다는 제보를 입수한 바 있다"며 "자체 조사를 실시해 이 행정원의 업무처리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지난 3월 해고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이 행정원의 불법 병역의무 기간 연장허가와 관련한 불법행위 연루 혐의에 대해 우리 수사당국이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병무청은 올해 초 이 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제보를 받고도 직접 검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병무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혐의들이 나오면 고발을 해야 하지만 제보만을 갖고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기는 어려웠다"며 "같은 제보자가 검찰에도 제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제보를 받은 이후 각 지방병무청은 물론 해외 공관에 이런 첩보가 있으니 앞으로 관련 서류를 심사할 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라는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에 나갔다 귀국하지 않은 병역의무자는 지난 2005년 78명에서 지난해 111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올해 병무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2005년 7월에 폐지한 병역의무자에 대한 귀국보증제와 지난 1월 만 24세 이하 병역의무자에 대한 국외여행허가제 폐지가 미귀국 병역의무자 증가의 원인이 아니냐고 따진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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