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지를 뿌리 뽑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학부모와 학생을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그동안은 교사만 처벌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학부모도 검찰에 고발하고 해당 학생에게도 불이익을 주기로 했습니다. 촌지를 준 학부모의 자녀들은 학교 내,외부 포상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것입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교직 사회에서 촌지를 근절하기 위해 여러 차례 교육을 해왔지만, 정작 촌지를 주는 학부모에 대해서 별다른 제재책이 없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교사의 처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녀에게 이런 저런 특혜를 주려는 이기적인 목적으로 촌지를 주는 학부모들이 더 문제라는 얘기였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촌지를 제공하는 학부모도 검찰에 고발하고, 해당 학생에게도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주기 위해 이런 대책을 내놨다고 밝혔습니다.
시교육청이 내놓은 이른바 '맑은 서울 교육'의 추진 과제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이번에 내놓은 대책은 그동안 발표되지 않았던 내용으로 촌지를 근절하려는 의지를 조금은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촌지를 준 학부모의 자녀에게까지 불이익을 주는 조치는 조금 지나친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적지 않습니다.
그동안 사실상 방치해온 불법찬조금 문제에 대해서도 시교육청은 분명한 선을 그었습니다. 불법찬조금도 사실상 금품이나 마찬가지로 보고 금품수수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 엄중 징계하기로 한 것입니다. 학교에서 치르는 모든 행사에서 외부 기관이나 각종 단체의 지원을 받지 말고 학교 예산으로 집행하도록 한 부분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5일 이른바 '맑은 서울교육' 협약식을 교육관련 시민단체와 체결하고, 25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교육관련 시민단체로는 교육과 시민사회, 뉴 라이드 학부모연합,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이 참여했습니다.
시교육청이 투명성과 합목적성을 기준으로 삼아 일체의 금품을 받지 않고 주지도 않기로 한 부분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올해 초 발표한 '촌지 교사'에 대한 징계처분 결과를 보면 실망스럽기만 합니다. 지난 5년간 금품, 향응, 수수로 징계한 건수는 51건이며 그나마 절반 이상은 견책과 감봉 등 경징계에 그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교육당국은 10만원 미만을 받아도 비위 유형에 따라 견책부터 파면(5년간 공무원 임용불가) 처분이 가능하도록 징계 기준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이런 징계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촌지를 받아 적발된 대부분의 교사들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법과 윤리기준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다 하더라도 이를 지키는 사람이 적다면 법과 윤리는 아무 소용이 없을 겁니다. 새로운 징계기준을 마련하거나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정이 사라지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일 겁니다.
교원의 처우를 개선하고 부정이 발생할 소지를 줄이도록 학교 행정을 더욱 투명하게 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에게까지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다면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게다가 교사에 대한 처벌도 솜방망이에 그치면서, 학부모와 학생에게까지 불이익을 주겠다는 이번 대책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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