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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낀 경매장…그림값 부풀리기 의혹

<8뉴스>

<앵커>

시중에 부동자금이 늘면서 고가 미술품이 투자 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주로 경매장을 중심으로 미술품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요. 그런데 마치 주식시장의 작전처럼, 미술품 가격도 의도적으로 부풀려지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정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옥션회사의 경매현장입니다.

요즘 무섭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 작가의 작품이 올려집니다.

2천만 원에서 시작된 가격이 순식간에 2억 원까지 치고 올라갑니다.

낙찰 추정가 3천5백만 원짜리 작품도 추정가의 다섯 배가 넘는 1억 8천만 원에 낙찰됩니다.

주요 작가들의 작품들은 대부분 높은 가격에 팔리면서 이틀 동안의 경매에서 낙찰총액은 2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에 앞서 열린 서울옥션의 경매에서도 낙찰총액은 360여 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 두 회사의 경매에서만 560여 억원에 이르는 미술품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올 한 해 경매에서 거래되는 그림값은 천억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004년까지만 해도 한해 100억 원대에 불과했던 그림시장이 2년새 10배로 불어난 것입니다.

이와 같은 급격한 신장세는 무엇보다 시중의 부동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미술시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작품가격이 의도적으로 부풀려지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술품 수집가 : 갤러리 직원들이 (경매장에) 나와서 가격을 막 올리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도 많이 봤어요.]

국내의 대표적인 두 화랑이 옥션회사들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점이 이런 의혹을 키우고 있습니다.

[정준모/미술평론가 : 양대 경매사에 주축이 되고 있는 양대 화랑과 연관이 있는 작가들의 작품값만 급상승을 했다든가, 작전세력,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그런 오해를 살 수 있는 여지를 줬다는 점에서는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요.]

미술품 중개자의 역할에 그쳐야 할 옥션회사가 주요 주주 화랑의 소장품을 슬그머니 경매 매물로 올려서 값을 올린다는 주장입니다.

더구나 이렇게 부풀려진 가격은 국내용일 뿐 외국시장에서는 전혀 통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경매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처럼 경매과정의 철저한 감시체계와 정보의 투명성을 강조합니다.

[서진수/강남대 교수 : 제한된 정보 때문에 쏠림현상이 강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시장을 체계화하고 정보화하고, 그 다음에 국제적인 수준의 운영시스템들을 마련해야 된다고 봅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일본, 중국처럼 미술연감을 발행해 작가와 작품가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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