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8시뉴스는 이번 주 연속 보도를 통해서 거짓말에 병들어가는 우리 학교, 교육계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조명해봤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반성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일선 교사들의 변화가 절실합니다.
김영아 기자입니다.
<기자>
변칙과 사고팔기가 성행하는 수행평가.
교사의 역할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중학생이 수학과목 수행평가를 위해 지은 시입니다.
[교집합 같은 사람은 되지 말자. A에도 속하고 B에도 속하는 박쥐같은 사람은 되지 말자. 그냥 그냥 마음 넓은 합집합 같은 사람이 되자.]
'수학 요리'라는 제목의 이 평가는 한 교사가 고안해 수행평가제도 도입 때부터 시행해 온 방식입니다.
[수학에 대한 개념이라든가 용어라든가 그런 걸 이용해서 요리를 하는 거야.]
확률의 개념을 복권으로 표현한 그림.
수학 용어들로 가사를 바꾼 노래.
평가 때마다 교사도 놀라게 하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독특한 형식 때문에 베끼는 것은 물론 돈을 주고 맡기기도 어렵습니다.
[나숙자/강신중학교 수학교사 : 아이들의 감수성을 이용해야 하고, 수학의 개념도 필요하기 때문에 누가 대신 해 줄 수 없을 것 같아요.]
이 학교 학생들은 뮤지컬 각본을 직접 짜고 무대까지 꾸며 음악과 미술의 수행평가를 한꺼번에 받습니다.
단체활동을 근거로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개개인이 부정을 저지를 여지는 거의 없습니다.
[박상우/이우고등학교 1학년 : 즐기는 면도 많고, 점수보다는 저희끼리 하면서 친해지는 면을 중시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국어시간에는 교사가 학생들의 글을 일일이 첨삭지도합니다.
그리고 달라진 내용을 학생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반영하느냐가 수행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이광호/이우고등학교 국어교사 : 학생과 교사 사이에 인격적인 대화의 과정이 되는 거죠. 인격적인 관계 속에서 수행평가가 이뤄지게 되면 그 안에 어떤 부정적인 요소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거고요.]
제도와 여건의 장벽 속에서도 불평 대신 고민하는 교사들은 대안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옳고 그름에 대한 분명한 선, 책임을 분명히 물을수록 거짓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낮아지죠.]
정직과 윤리가 사라지고 거짓말 사관학교로 변해가는 교육현장.
의지를 갖고 노력하면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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