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를 뽑기 위한 대통합신당의 경선은 안쓰러울 정도로 뒤뚱거리고 있습니다. 본선에서 맞서 싸워야 할 한나라당 후보는 저만치서 달리고 있는데, 신당은 지난 주 내내 경선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로 엎치락뒤치락 했습니다. 그런데 일반 국민들이 언론을 통해 본 신당의 경선 모습이 언론보도의 기초가 되는 '사실', 곧 '팩트(fact)' 그대로일까요? 오늘 뉴스비평은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지난 4일 SBS 8시뉴스는 신당의 경선이 "과연 제대로 치러질까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몰렸다"고 보도했습니다. SBS 뉴스는 다음 날인 5일 파행을 거듭하던 신당 경선이 일단 "사태 수습의 가닥"을 잡았는데, 그것은 정 후보 측이 당 지도부의 14일 동시 경선 결정을 받아 들였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7일 SBS 뉴스는 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중대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후보들 간의 감정싸움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으며, 경선 일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경선 불복과 탈당, 그리고 분당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공공연히 나도는 등 신당은 지금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9일 파행을 거듭하던 신당 경선이 일단 "봉합국면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지만,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어 완전 정상화로 단정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10일 신당의 경선을 "일단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같이 신당의 경선에 대한 뉴스의 전망이 날마다 정반대로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뉴스의 전망이 경선의 실제 상황에 얼마나 가깝습니까? 경선 성사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보도한 4일 뉴스가 제시한 팩트는 지역별로 진행하던 경선을 14일 한꺼번에 치른다는 당 지도부의 결정에 대해 정동영 후보 자신이 아니라 '정 후보를 돕고 있는 의원 33명'이 거부의 뜻을 밝혔다는 것이었습니다. 정 후보 자신은 다음 날 당 지도부의 결정을 받아들였습니다. 경선이 "중대위기"라고 보도한 7일 뉴스가 제시한 팩트는 정 후보가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뉴스가 이 정도의 팩트를 제시해 놓고, 이를 근거로 신당 경선의 중대 위기라고 판단한 것은 지나치게 부정적인 태도였습니다. 이와 같이 SBS 뉴스뿐만 아니라 한국 언론이 전체적으로 신당 경선의 위기상황을 부풀려 보도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신당 경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근본적으로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과 당 지도부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부정적 이미지를 증폭시킨 책임은 언론에게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정치적 언행은 그들의 치밀한 정치적 계산에 의해 나온다는 점을 뉴스는 감안해야 합니다. 따라서 뉴스가 경선의 성사 여부를 판단할 때는 정치인들이 표출하는 언행이 아니라 후보들이 경선을 깰 수 있는 상황이냐, 아니냐 하는 상황판단이 더 중요한 근거가 되어야 합니다.
지난 9일 SBS 뉴스는 국립국어원이 한글날을 맞아 내놓은 신조어들을 소개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다투거나 비신사적인 행동을 일삼는 면이 있다는 뜻으로 쓰이는 '국회스럽다'는 신조어는 정치인들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뉴스는 국립국어원의 신조어들을 소개하면서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신조어 하나를 빠뜨렸습니다.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주는 데가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는 '놈현스럽다'는 말입니다. 이 말이 언론에 보도되자 청와대가 국립국어원에 항의하고, 국가원수 모독이냐, 아니냐 하는 논란이 벌어졌지만, SBS 뉴스는 이런 이야기들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임기 4년의 감사원장과 2년의 검찰총장 후임신사가 단행된 것과 관련하여 지난 10일 SBS 뉴스는 임기가 겨우 넉 달 남은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인사가 적절한 것인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뉴스는 어떤 논란이 일고 있는지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논란이 일고 있다는 머리부분과는 달리 뉴스의 본문은 "한나라당은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더 이상 거론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11일 SBS 뉴스는 노 대통령이 서해북방한계선, 곧 NLL은 영토선이 아닌데 영토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발언이 NLL이 해상의 휴전선이라는 일반 국민의 인식에 어긋난다고 비판했습니다. NLL은 영토선도 휴전선도 아닌, 이름 그대로 '북방한계선'입니다. 북한은 이를 인정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를 군사력으로 지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이 NLL의 '변화'는 불가피해졌습니다. 뉴스는 이것이 실제 상황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심층 분석해야 합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언론보도는 대체로 '정상선언'의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현성과 실효성이 있는가?", 또는 "김정일 위원장이 약속을 지킬 것인가?"는 등의 토를 달았습니다. 언론은 이것으로 정상회담 보도를 마무리했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언론의 독자적인 추적보도는 이제부터입니다. 정상선언의 내용 중 쟁점이 될 수 있는 사항과 선언의 실천에 필요한 조건 등에 대한 밀착보도가 긴요합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