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농협직원 조직적 불법대출…피해는 '나몰라라'

<8뉴스>

<앵커>

농협직원들이 짜고 분양도 안 된 건물을 담보로 한 건설사에 차명으로 불법대출을 해준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이 건설사는 부도가 났고 이름 빌려준 사람들 대부분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습니다.

박세용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시흥의 한 상가입니다.

6층짜리 건물에 4, 5층만 영업하고 나머지는 거의 분양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건설사는 이 미분양 점포를 담보로 지난 2003년 농협중앙회로부터 69억 원을 차명대출 받았습니다.

건물감정가도 30%나 부풀렸습니다.

검찰조사결과, 이 불법 대출에는 농협 중앙회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농협 직원들은 대출에 필요한 분양 계약서를 자신의 친인척 명의로 꾸몄습니다.

6개 지점 직원 11명과 친인척 20여 명이 연루돼, 모두 830억 원을 차명으로 대출받았습니다.

[농협중앙회 모 지점장 :  우리가 요구하는 서류를 다 갖고 와서 본인이 작성을 하신다. 그랬을 때 이거 진짜 분양 받은 거 맞습니까. 그렇게 질문은 안 하죠.]

무리한 대출을 받은 건설사는 부도가 났습니다.

이름을 빌려준 사람들은 대부분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습니다.

이중 분양으로 문제가 된 부천의 이 아파트도 건설사의 차명대출이 발단이 됐습니다.
건설사는 2003년 국민은행으로부터 임직원의 친인척 명의로 50여억 원을 차명 대출 받았습니다.

역시 미분양 아파트 100여 가구를 담보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대출금을 못 갚게 되자 아파트를 이중 분양해 한 집을 두 명이 분양받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건설사 직원 :  그때 당시 공사를 하기 위해서 중도금을 일으켜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건설회사는 관례로 다해요.]

은행들이 대출실적을 올리기에 급급해 마구잡이로 돈을 빌려준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는 은행이 아니라, 명의를 빌려준 사람, 또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고스란히 뒤집어 쓰게 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