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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문자보내기 선수? 한글에 숨은 과학!

<8뉴스>

<앵커>

네, 오늘(9일)은 한글날입니다. 요즘 아이들 문자메시지를 입력하는 속도, 정말 놀랍지요?

여기에도  영어보다 훨씬 정교한 한글의 창제 원리가 숨어있다고 하는데, 장세만 기자가 대한민국 IT 발전의 원동력이 된 한글의 과학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4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휴대전화 문자 빨리 보내기 대회입니다.

[대회관계자 : 결승에서 이기면 추가로 만 5천달러를 받습니다.]

최종 우승자는 13살 소녀로 알파벳 34개를 15초만에 두 손가락으로 입력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휴대전화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김희정 씨는 자판을 안보고도 문자 입력이 가능한 이른바 엄지족입니다.

[김희정/엘지전자 과장 : 회의 중에 통화를 하기 어려운 때에 문자를 많이 보내는 편이고요. 많이 쓸 때는 하루 백통 정도 쓰고.]

김 씨의 문자 입력 속도를 측정해 봤습니다.

분당 318타로, 모두 92개의 글자를 입력했습니다.

미국 챔피언보다 2배가 훨씬 넘을 만큼 빠른 속도입니다.

거리에서 만난 여고생들은 하나같이 문자 메시지 선수들이었습니다.

점심 식사 동안에도 휴대전화를 잡은 손이 쉴 새가 없습니다.

식사시간 15분 동안 모두 8번의 문자가 오고 갔습니다.

[김연희/서산여고 2학년 : 쉬는 시간에도 보내고, 점심에도 보내고, 저녁시간에도 보내고. 수업시간 빼놓고는 거의 문자하는 것 같아요.]

[안유경/서산여고 2학년 : 답장이 왔는지 안 왔는지 확인을 해야 되니까 계속 휴대전화를 켜고 보게 되는 거죠.]

이처럼 한국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유난히 빨리 보내는 데는 한글 자판에 숨어있는 과학적인 원리 덕분입니다.

영어의 경우 알파벳이 26개나 되는 반면, 한글은 기본적인 자음과 모음이 불과 14개 정도로 압축되기 때문에 버튼 수가 한정된 휴대폰에선 큰 장점입니다.

이렇게 자모음 숫자는 적지만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원리대로 자모를 조합해 수많은 글자를 만들어 냅니다.

[조중권 부장/엘지전자 홍보팀 : 획을 추가함으로써 자음과 모음이 이루어지게 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동작으로 문자를 입력할 수 있어서 영어에 비해서 훨씬 빠릅니다.]

한글의 탁월한 과학성은 휴대폰 뿐 아니라 컴퓨터에서의 문자 입력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자국에서 만든 모국어 워드 프로세서를 가진 얼마 안되는 나라지만, 발음 기호인 영어를 거쳐야만 입력이 가능해 효율이 낮습니다.

이에 비하면 국산 워드프로세서의 시장점유율이 70%에 이르는  우리의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뭅니다.

[양왕성 상무/한글과 컴퓨터  : 한자는 제대로 처리를 하려면 약 2만 자에서 7만 자 정도의 폰트가 필요합니다. 근데  한글은 쪽자로 67자, 적게는 500자 정도만 가져도 출력이 가능하고요.]

[고창수 교수/한성대 한국어문학부 : 한글이 IT강국으로 향해 나가는 데 중요한 기점이 됐다고 생각할 수 있고 IT 강국으로 가는 데 디지털 저변인구 확대, 고급화에 아주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1세기 IT 세상에서 5백년 세월을 가다듬은 한글이 국력의 원천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습니다. 

관/련/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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