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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좀 베끼면 어때"…커닝에 물든 학교

<8뉴스>

<앵커>

어디 표절뿐이겠습니까? 부끄러운 거짓말 공화국, 그 뿌리를 교육현장에서부터 따져보는 연속기획, 오늘(9일)은 시험 볼 때 부정행위, 그러니까 커닝에 대해 짚어봅니다. 별 죄의식 없이 장난삼아 하는 커닝, 정말 장난으로 그칠까요?

유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학기 중간고사가 치러지는 중학교 교실입니다.

3학년과 2학년 학생이 같이 뒤섞여 시험을 칩니다.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책상도 모두 반대 방향으로 돌려놨습니다.

[교사 : 저희는 학생들 사이에 간격을 유지하고 있어서 부정행위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필통 속에 커닝 페이퍼를 감춰놓은 학생이 시험 직전에 적발됐습니다.

학교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생들은 커닝이 여전하다고 말합니다.

[여중생 : 커닝 애들 많이 해요 (주로 어떻게 해요?) 책상에 써놓던가, 의자, 휴대전화 문자로도 해요. (허벅지에도 커닝 해요?) 네, 이렇게 다리(치마) 올리고.. (거기에 (미리) 써요?) 네, 100%  안 걸려요.]

서울의 한 대학 강의실입니다.

책상 곳곳에 깨알같은 글씨로 뭔가 요약돼 있습니다.

책상과 맞닿은 벽면에도 시험에 대비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시험 부정행위의 가장 큰 폐해는 적발되거나 처벌되는 경우가 매우 적어 학생들이 큰 죄의식을 갖지 않게 된다는 점입니다.

[대학생 : 죄의식은 많이 안 느끼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 많이 하니까?)네.]

[주위에서 커닝해서 거리는 경우를 거의 못 봤어요. 중,고,대학에 와서도 누가 옆에서 해도 용인하고 넘어가요.]

올 6월에 발표된 국내 석사 논문에 따르면,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커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부정행위를 많이 경험할수록 다른 사람의 부정에 대해서도 용인하는 정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태연/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 부정행위를 많이 할 수록 그것을 좀 더 나쁘지 않은 걸로 판단하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에, 결국 부정행위가 많아질 수록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배움의 터전, 학교에 만연된 부정 행위가 공범의식을 조장해, 결국은 우리 사회의 고발정신과 정직성을 저해하는 사회악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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