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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에 없는 글꼴 '대통령 직인' 사용금지해야"

법원, 실체적 판단없이 '가처분 신청' 기각

대통령 직인이 한글에 없는 글꼴로  돼  있다며 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한 예술대학에서 서예를 전공한 김모 씨는 7월초 대통령과 기초 단체장의 직인이 '한글 전서체'로 돼 있지만 한글에는 전서체라는 글꼴이 없다며 직인의 사용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냈다.

전서체는 획의 굵기가 일정한 한자 서체 중 하나로 흔히 도장을 만들 때 쓰이는 '꼬불꼬불한' 글씨체.

김 씨는 국민들이 평소 사용하고 있는 문자와 직인의 글꼴이 달라서 제대로 읽기 힘들고 정신적인 혼동을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현재 제작 작업이 한창인 국새도 그 글꼴이 훈민정음 창제원리에 맞지 않아서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국새제작금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헌 수석부장판사)는 최근 김 씨가 제기한 두건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하면서 "김 씨가 대통령 직인과 국새 제작행위로 인해 인격적 법익이나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볼 수 없어 보호해야 할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글에는 훈민정음에 쓰인 판본체와 한글과 한문을 섞어서 쓴 혼서체, 궁녀들의 글씨체에서 비롯돼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궁체가 있으며 전서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충남 천안시는 올해 7월 직인 등 공인이 한글에 어울리지 않는 전서체로 돼 있다며 훈민정음에 사용된 판본체로 도장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도장을 만들 때 전서체라는 글꼴이 쓰이고 있고 컴퓨터 문서작업을 할 때는 바탕체와 굴림체 등 여러가지 글꼴이 응용돼 두루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피신청인인 국가측도 한글에 전서체라는 글꼴이 없다는 김 씨의 주장을 인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직인에 한글 전서체가 사용돼 김 씨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하지 않고 기각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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