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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남북정상회담 관련 뉴스

7년 만에 다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소식으로 들떠 있던 지난주였습니다. 남북의 정상이 다시 만났다는 것 자체만 해도 큰 뉴스였지만, 회담의 성과 또한 평화정착을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의 전 과정을 생중계하듯이 생생하게 전한 방송뉴스의 역할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나 회담에 대한 언론보도에는 몇 가지 지적해야 할 사항이 있었습니다.

우선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지나친 추측보도입니다. SBS 8시뉴스는 지난 2일 김 위원장은 7년 전 1차 정상회담 당시에 비해 "눈에 띄게 노쇠한 모습"이라면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그가 어깨너비로 다리를 벌리고 섰지만 꼿꼿하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기운 자세였으며, 적어진 머리숱에 허옇게 센 옆머리에다 안색도 더 어두워졌고, 사열하는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러울 만큼 뻣뻣하게 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어 텔레비전으로 그의 모습을 본 의사들의 '화상진단'을 근거로 허리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 심혈관계 질환이 있을 가능성 등을 보도했습니다. 3일 뉴스는 회담 테이블에 앉은 그의 목소리를 7년 전과 비교분석한 그래프까지 동원하여 그의 목소리에 기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하면서, 그가 노쇠했거나 아니면 환자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SBS 뉴스뿐만 아니라 언론 전체의 김 위원장 건강관련 보도가 도를 넘었습니다.

종합병원에서 온갖 과학적인 검사를 거치고도 오진율이 50%나 된다고 하는데, 텔레비전 화면에 비친 그의 겉모습으로 이런 저런 병명을 붙인다는 것은 정상회담 상대에 대한 결례였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언론보도는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에서 어떤 예우를 받았으며, 그것은 7년 전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와 어떻게 다른가에 지나치게 집착했습니다. 뉴스는 그 결과 김정일 위원장의 표정이 어떻게 변하는가, 7년 전에는 두 정상이 몇 차례 만났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만난 회수가 많은지 적은지, 김 위원장이 만찬에 참석할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에 너무 매달렸습니다. 지난 2일 SBS 뉴스는 김 위원장의 굳은 표정을 전하면서 "여유 있는 태도로 4살 아래인 노 대통령을 압도하기 위한 카리스마가 아니냐는 분석에서부터, 심기가 불편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 그리고 남북간에 혹 뭔가 불편한 일이 있지 않은가 하는 억측까지, 김 위원장의 낯선 변화의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고 보도하기까지 했습니다. 그의 말과 표정, 그리고 몸짓 하나하나는 치밀한 계산에 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어떤 태도를 보이던 정상회담의 결과는 철저한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될 뿐입니다. 그가 회담 상대인 남측 대통령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그것이 7년 전과는 어떻게 다른가 하는 것은 중요한 사항이 아닙니다. 언론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면 회담의 전 과정이 그의 페이스에 끌려 다니게 될 위험이 더 커지는 것입니다. 나라 전체가 정상회담으로 술렁인 가운데서도 작지만 의미 있는 뉴스들이 있었습니다.

9월 29일 SBS 뉴스는 요즘 유행하는 항균제품들의 허와 실을 보도했습니다. 항균제품의 인기 뒤에는 '세균'이 곧 '병균'이라는 오해가 숨어 있는데, 항균제품이 인간에게 유익한 균도 함께 죽이는데다 무균상태로 만들면, 인간의 면역력과 저항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뉴스는 기업들이 항균제품의 기능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세균에 대한 공포를 부풀리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개천절인 지난 3일 뉴스는 개천절이 다른 국경일에 비해 홀대받는 현실을 고발했습니다. 뉴스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고조선 부분을 신화가 아닌 역사적 사실로 기록할 정도로 단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음에도 일부 종교단체가 개천절이 단군을 우상화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행사 참석에 반대해 왔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여 축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부시 미국 대통령 면담 계획을 둘러싼 해프닝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한국정치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만든 사건이었습니다. 9월 28일 SBS 뉴스는 이명박 후보가 10월 14일 미국을 방문해 15일쯤 부시 대통령과 만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미국 현직 대통령이 한국의 야당후보를 만나는 것은 처음이며, 이 후보의 부시 면담이 대선 정국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일 뉴스는 이 후보의 부시 대통령 면담 여부를 놓고 혼선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주한 미 대사관이 면담 계획이 없다고 부인하자 한나라당이 다시 반박하고 나서면서 진실공방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SBS 8시뉴스의 이명박-부시 면담설 추적보도는 여기서 멈췄습니다. 바로 다음 날인 3일 야당후보의 미국 대통령 면담이 불발로 끝났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8시뉴스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후보의 부시 대통령 면담 추진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하는 속보는 시청자의 알 권리라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미국 대통령 면담의 어설픈 추진과정에서 보인 이 후보 외교팀의 문제점도 지적되어야 합니다. 대선 후보가 미국 대통령 면담에 매달리는 정치현실에 대한 성찰적 분석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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