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2008학년도 수시전형 원서접수 직전에 갑자기 시험 일정을 바꾸는 바람에 수험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30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학교 입학처는 수시 2학기 원서 접수를 이틀 앞둔 지난 5일 입학처 홈페이지에 기존에 공개한 전형일정과 달리 `총 지원자가 학교의 수용 인원을 넘을 경우 인문계는 11월 24일 오전에, 자연계는 같은 날 오후에 논술고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는 공지를 띄웠다.
그동안 고려대는 지난 7월 수시 모집요강을 발표했을 때에는 계열 구분 없이 11월 24일 오전 논술고사를 실시한다고 했었다.
따라서 입시요강만 믿고 원서를 냈던 수험생들은 이 같은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이 같은날 논술시험이 예정된 연세대 응시를 막으려는 게 아니냐며 고려대 측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연세대는 수시 2학기 모집요강에서 인문계는 11월 24일 오전, 자연계는 같은날 오후 각각 논술을 치른다고 밝혔기 때문에 상당수 자연계 학생들은 고려대와 연세대 시험을 모두 치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두 학교를 복수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자연계 수시 전형에 모두 원서를 낸 이선화 양은 고려대 입학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두 학교를 동시 지원한 가장 큰 이유는 논술시간이 달라서였다"며 "논술시간 변경을 미처 몰랐던 수험생이 많은 만큼 해결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수빈 양도 "시간 변경이 필요했다 해도 굳이 자연계를 변경해야 할 이유는 무엇이냐"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입시요강에서 중복지원이 불가능했던 인문계 논술을 오후로 변경할 수는 없었냐"고 따졌다.
고려대 자연계 수시에 지원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고려대가 시험일정 변경 사실을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모집요강을 확인하는 원서접수 대행 사이트가 아닌 입학처 홈페이지에만 달랑 올려 문제를 키웠다고 주장한다.
양소연 양은 "원서접수 대행사이트에는 안내사항이 전혀 없었다. 입학처 홈페이지에만 공지하고 학생 모두가 알기를 기대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고, 학부모 김영화씨는 "고려대는 원서 접수가 임박해서야 일정을 바꾸고 지원자들에게 성실히 통보해주는 노력조차 없었으니 전형료를 환불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입시요강에서 이미 응시인원에 따라 고사시간이 변경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였고, 원서 접수가 시작되기 전 입학처 홈페이지에 변경 내용을 공지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입학처 관계자는 "올해 수시 2학기는 복수지원이 가능해지면서 4만8천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학교의 수용인원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논술 시간을 오전ㆍ오후로 나눌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논술 일정의 재변경은 불가능하고, 원서접수 취소나 전형료 환불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수시 2학기 원서접수를 마친 고려대는 1천111명 모집에 4만7천885명의 지원자가 몰려 작년(34.44대 1)보다 훨씬 높은 43.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지원자당 7만~20만원의 원서료를 받아 40억원의 전형료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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