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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장난감과 함께한 20년…"시대가 보여요"

<8뉴스>

<앵커>

장난감, 아이들이 갖고 노는 별것 아닌 것쯤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장난감에서 시대를 읽어낸다면, 어떨까요.

테마기획, 이주형 기자입니다.

<기자>

장난감 수집가 김혁 씨가 손에 든 장난감은 80년된 테디 베어입니다.

영국 정부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전쟁 중에 어린이들을 위로한 공로로 이 장난감에 명예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테디 베어가 서양 어린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다면 우리에겐 뭐가 있었을까?

대부분 조악한 품질의 장난감 밖엔 없었던 70년대.

뱀 주사위 놀이는 종이 한 장과 주사위 하나로 어린이 서너 명은 너끈히 즐겁게 해줬습니다.

[김혁/장난감 수집가 : 뱀주사위 놀이판도 사실 보면 간첩 신고하지 않으면 잡혀간다,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들이죠.]

울고, 웃고, 찡그리고.

그 시절 집집마다 못난이 인형 하나씩은 아이들과 함께 키웠습니다.

사람의 숨으로만 작동하는 마도로스 파이프는 어린이들의 폐활량을 늘려줬습니다.

80년대에는 만화 영화에 나오는 로봇 장난감이 전국을 휩쓸었습니다.

하지만 씁쓸하게도 당시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짊어졌던 로봇들이 대부분 일제의 복제품이었습니다.

90년대에는 세계화 구호 속에 수입 장난감이 판쳤습니다.

교육 열풍은 장난감에도 불어닥쳐 이른바 머리가 좋아지는 장난감들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장난감이 정교하고 세련돼졌고 장난감도 하위 문화의 한 장르로 인정받았습니다.

그저 장난감이 좋아서 모으기 시작한 지 벌써 20년, 김혁 씨는 국내외 만 5천 점의 장난감을 보유한 세계적인 수준의 수집가가 됐습니다.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초기 10년, 15년간 부모 다음으로 가장 많이 만나는 사물이지 않을까. 사람의 인성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장난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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