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오는 27일 개막하는 차기 6자회담은 2.13합의의 비핵화 2단계 조치인 핵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 시한 및 이행계획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불능화의 구체적인 방법, 불능화 및 신고 이행에 맞춰 제공될 대북 중유 및 설비 지원의 방법 등을 규정하는 합의를 만드는 것이다.
9.19 공동성명이 한반도 비핵화의 설계도로 평가되고 2.13합의가 '1단계 시공도면'이었다면 이번 합의는 '2단계 시공도면'으로 불릴 것으로 예상된다.
2.13 합의 제4조는 '모든 핵프로그램의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를 이행하고 그 대가로 나머지 참가국들은 중유 95만t 상당의 경제.에너지.인도적 지원을 북에 제공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 만큼 참가국들은 2.13 합의에 없는 비핵화 2단계 조치 이행 시한 및 세부 이행 로드맵 작성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또 북한 불능화 및 신고 이행에 대한 정치.안보적 차원의 상응조치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대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문제를 합의문에 어떻게 담느냐는 것도 중요한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협의 전망 = 전반적으로 볼 때 나쁘지 않은 편이다.
이달 초 제네바 북.미 실무회의에서 북한은 연내 불능화와 신고를 이행하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및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끝낸다는데 사실상 합의했다.
그런 만큼 북.미가 이달 초 합의한 내용만 회담 합의문에 적절히 담아내도 1차 목표는 달성하는 셈이라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관심은 구체적인 불능화 방안이 도출되느냐 여부다.
지난달 비핵화 실무회의와 최근 미.중.러 3개국 대표단의 방북 협의 등을 계기로 어떻게 불능화하느냐를 놓고 북한과 나머지 나라간 협의가 진행됐다.
현재로서는 실무적 차원의 입장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6자무대에서 정무적 차원의 논의가 진행되면 큰 무리없이 합의될 수 있을 것으로 정부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비핵화 2단계의 최대 난제로 꼽혔던 농축우라늄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이 최근 우라늄 농축 장비에 쓰일 수 있는 고강도 알루미늄관을 수입한 사실을 미측에 시인함으로써 해결 전망이 커졌다.
결국 이번 회담에서 2.13합의에 이은 새로운 이행 계획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외교가의 분석이다.
다만 참가국들이 10월1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국경절 연휴와 10월2일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회담을 마치려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4~5일간 얼마나 구체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불능화 및 신고와 그에 따라 북에 제공할 상응조치를 각각 쪼개서 서로 연결짓는 작업과 불능화 방법을 명문화하는 일 등 세밀한 협의를 요하는 문제들은 뒤로 넘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 장애는 없나 = 북한이 경수로 제공 논의를 시작하려 하거나 '핵 보유국 인정'을 요구한다면 회담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경수로 제공문제는 불능화 단계 이행때까지 이슈로 포함돼 있지 않지만 만약 북한이 이번 회담서부터 경수로 제공 논의를 시작하자고 할 경우 '핵폐기 후 논의가능하다'는 입장인 미국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불능화 단계 이후 보유 핵무기와 핵물질 처리 문제를 논의할 때를 대비해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한 핵보유국인 만큼 군축협상을 해야한다'는 논리를 들고 나올 상황도 나머지 참가국이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아울러 최근 제기된 대 시리아 핵이전 의혹도 변수가 될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만약 미측이 언론 보도를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채 6자회담에서 문제를 제기할 경우 파급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도 20일 "북한이 시리아에 전달한 것이 (핵과 관련된) 정보이건 물질이건 상관없이 6자회담 측면에서 똑같이 중요한 사안"이라며 "확산이란 개념은 (핵)무기나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것과 동일하게 중요한 사안"이라고 언급,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 문제가 6자회담에서 논의될지 여부는 미측이 어느 정도 신빙성있는 증거를 갖고 있느냐에 좌우될 것"이라며 "논의가 되더라도 6자 전체회의 보다는 북.미 간 접촉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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