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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재 다음 누구?…부산 정·관·금융계 '덜덜'

전방위 금품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의 건설업자 김상진(42)씨가 최근 검찰조사에서 입을 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로비대상으로 확인됐거나 거론되는 인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부산지검 관계자가 "김 씨가 최근 심경의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증거를 들이댈 경우 제한적이긴 하지만 성실한 자세로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밝힌 지 닷새 만에 고소인 자격이던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8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간데 이어 19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지역 정·관·금융계는 일제히 누가 다음에 불려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게다가 김 씨가 검찰조사에서 "돈 준 사람이 정 전 비서관과 이위준 연제구청장외에 10여명이 더 있다"며 구체적으로 실명을 거론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부산지역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부산 최대의 '뇌물 스캔들'로 비화돼 정.관계는 물론 금융권 전반에까지 사정한파를 몰고 올 거대한 태풍이 될지 모른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 전 비서관까지 사법처리되는 마당에 김 씨로부터 로비를 받은 사람이라면 누가 검찰의 사정한파를 피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번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는 '김상진 씨가 왜 나한테는 돈을 안줬느냐'는 농담을 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언급자체를 피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 전 비서관에 이어 검찰의 두번째 소환대상은 김 씨로부터 거액의 돈가방을 받았다가 이틀 만에 돌려줬다고 밝힌 이위준 연제구청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법조 안팎의 관측이다.

검찰이 정 전 비서관이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김 씨의 세무조사 무마로비 사건을 일단락한 뒤 연제구 연산동 및 수영구 민락동 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의혹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데다 이 구청장을 상대로 한 금품로비가 이미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연산동 재개발 사업의 인·허가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부산시와 연제구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로비여부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조사를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어 김 씨가 '유원지'에서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이 추진되고 있는 민락동 '미월드' 재개발 사업을 벌이면서 부산시와 관할 수영구청 관계자 등에 대해 로비를 벌였는지 확인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김 씨가 이들 사업 외에도 부산지역 곳곳에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을 문어발식으로 추진해왔고, 김 씨 소유의 H토건이 최근 관급공사를 대거 수주하면서 덩치를 키워온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지역 관계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요즘 부산의 관계에서는 누구누구가 조사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들이 떠돌아 혹시나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 씨가 연산동 및 민락동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군인공제회와 부산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천문학적인 자금을 대출받은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이 과정에서 로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금융권 인사들의 줄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의 마지막 사정칼날은 정치권을 겨냥할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우선 김 씨와 김 씨의 형(45)이 2000년부터 노 대통령의 측근 3명을 만나 민원을 제기하는 등 친노그룹에 적극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밝혀져 정 전 비서관 외에 또 다른 친노인사가 검찰의 수사망에 포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부산에서 실질적인 여당역할을 하고 있는 한나라당 인사들에 대한 로비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검찰의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전·현직 국회의원 3~4명과 전·현직 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 2~3명이 김씨 형제와 관련됐을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미 한 국회의원의 후원회 계좌에 수상쩍은 거액의 후원금이 입금된 정황을 포착하고 출처를 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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