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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보도 알권리 넘어 '인권침해'로 변질"

언론재단 주최 신정아 보도 관련 토론회

전 동국대 교수인 신정아 씨를 둘러싼 언론의 보도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차원을 넘어 인권침해 수준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부장은 18일 한국언론재단 주최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신정아 사건과 언론보도' 토론회에서 "문화일보가 신정아 씨 알몸사진을 게재하며 보였던 비윤리적 보도는 우리 언론의 선정성과 반인권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부장은 '신정아 및 학력위조 관련 보도의 문제점'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신정아 씨 기사에 나오는 다수의 익명 보도에 대해 "익명 취재원들은 자기들의 인권을 지키고자 익명을 요구하면서도 타인의 프라이버시는 마구 침해하고 있다"면서 "이는 언론윤리에 맞지 않는 데다 상식적으로도 매우 저급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언론사들은 대부분 문화일보의 누드사진 게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단지 누드사진을 게재하지 않았을 뿐이지 보도 태도에서 크게 차별성이 없었고 대부분 신정아 씨의 사생활이나 인격권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국민의 알권리'라는 측면만을 강조해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은 '신정아 사건의 보도 프레임과 누드 사진의 반전효과'라는 주제발표에서 "언론이 신정아 사건의 보도 프레임을 허위 학력과 정치 스캔들로만 국한했어야 하는데, 섹스 스캔들로까지 확대시켰다"면서 "보도가 섹스 스캔들로 번지면서 언론이 균형 감각을 상실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신정아를 단순 수혜자로 설정하는 정치 스캔들 프레임이 약화되는 대신 갈수록 본질과 상관없이 신정아가 가해자 또는 주도가 되는 섹스 스캔들 프레임이 점차 강도 높게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토론회 패널도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행태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김학웅 변호사는 "신정아 씨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거주지 간 거리 등 일부 언론보도는 국민에게 제대로 된 의제를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해야 될 언론이 이런(누드 사진 게재 등) 보도 행태를 보여 정작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할 부분을 전달하지 못한 것은 편집권의 남용이자 알권리의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양재규 언론중재위원회 상담교육팀장은 "신정아 사건에서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는 동국대 교수 임용과정이나 광주비엔날레 감독으로 선임되기까지 정치적인 배후가 있었느냐는 데로 국한해야 한다"며 "신정아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이 정당한 관심사 영역을 좀 더 좁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언론계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안창현 한겨레 시민편집인실 기자는 "가장 도덕적이어야 할 언론이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다는 게 슬픈 일"이라면서 "적어도 일부 언론은 다른 언론사들과 달리 사회적 담론 등 또 다른 무거운 주제에 천착, 차별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이여울 여성주의저널 '일다' 편집장은 "신정아 씨 누드 사진이 지면에 게재돼 여성의 몸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관음성을 부추기는 것 같아 공포스러웠다"면서 "언론의 책임 있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철저히 요구되고 이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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