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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피해 왜 컸나?…복개도로가 화 키웠다

<8뉴스>

<앵커>

피해는 도심의 복개천을 따라 집중됐습니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때도 끄떡없던 제주였는데,  왜 이렇게 큰 피해가 났는지 김태훈 기자가 그 원인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라산 중턱에서 시작해 제주시를 관통하는 한천입니다.

하천 옆 골목에 차들이 포개져 있고, 다리 난간은 흔적조차 남지 않았습니다.

제주시 용담동 한천교에서 시작되는 복개도로입니다.

폭우로 불어난 물의 힘을 못 이겨 도로가 이렇게 솟아 올랐습니다.

산지천에 인접한 제주시 일도1동의 동문시장은 한순간에 추석 대목을 망쳤습니다.

또 다른 복개천인 병문천 근처의 삼도 2동에서는 사찰 마당에 차들이 밀려 들어왔고, 뒤집힌 차량이 곳곳에 널부러졌습니다.

이처럼 복개천을 따라 도심지역에 피해가 집중된 것은 우선 한라산 중산간 지대의 빗물 자연침투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한라산 자락 초지에 대규모 골프장과 도로 등 관광시설이 들어서면서 빗물이 지하층으로 스며드는 숨통을 막았고, 빗물의 흐름도 바뀌었다는 분석입니다.

따라서 엄청난 양의 빗물이 하천을 따라 내려오다가 폭이 좁아진 복개천 밑에서 막혀 순식간에 범람한 것입니다.

[김영자/제주시 용담1동 : 한 20년이 되면 이런일이 한번 있었는데, 뚜겅이 없을 때는 막 내려갔죠.]

[오영복/제주시청 재난안전관리과장 : 

아직까지는 50년에 한번 정도 내리는 그러한 비에  대비해 설계했습니다. 앞으로는 100년내지 150년을 한번 내리는 비에 대비해 맞춰 설계하겠습니다.]

게다가 때마침 불어난 바닷물도 피해를 키웠습니다.

[부창택/제주시 용담2동 : 12시 40분에 비가 엄청 왔습니다. 그때 마침 밀물이 들어오면서, 물내려가면서, 부딪치면서 수압이 쎄진 상태에서 마무치면서 터져버린겁니다..]

조만간 슈퍼 태풍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기후는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우리의 대응 수준은 제자리 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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