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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된 지구에 적응한 곤충들 '무서운 번식'

<8뉴스>

<앵커>

최근 말벌의 습격으로 사람이 목숨을 잃는 일까지 일어났는데, 지구온난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의 변화를 점검해 보는 연속보도, 오늘(6일) 변화에 가장 빨리 적응해서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는 곤충들의 세계를 알아봅니다.

정형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말벌의 서식지는 더 이상 산이 아닙니다.

주택의 창틀에서 거실의 천장에 이르기까지 이미 사람의 거주 영역 안으로 침입했습니다.

지난달에는 60대 할머니가 주택가 공원에서 말벌떼의 공격으로 숨졌습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말벌들의 번식력이 왕성해졌기 때문입니다.

나무 가득 빽빽이 차지하고 있는 주홍날개꽃 매미.

중국 남쪽 지역에서 이동해 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 신종 매미는 활엽수에 붙어 수액을 빨아 먹습니다.

이 매미 역시 올해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따뜻한 겨울이 이 신종 해충의 국내 서식과 폭발적 번식을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승환/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 : 새로운 형태의 새로운 해충들이 들어왔을 때는 그것의 증가속도가 기존의 곤충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게 일반적인 예에요.]

과거엔 볼 수 없었던 신종 해충의 출현과 그 개체 수의 급격한 증가는 지구 온난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 평균기온의 상승은 곤충들의 월동 한계선을 북상시켜 남방계성 곤충들의 국내 서식을 가능하게 합니다.

실제로 지난 1980년대 동남아 지역에서만 서식하던 배추좀나방은 90년대 한반도 중부지역에서 발견되기 시작해 지금은 대관령에서도 생존이 가능합니다.

온난화는 1년 내내 볼 수 있는 이른바 '사철 모기'도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국지성 폭우가 이어진 지난달 중순에는 물웅덩이 같은 모기 산란처가 빗물에 쓸려가 모기의 개체수가 크게 주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곤충은 자연계의 1차 포식자면서 동시에 분해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생태계의 균형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따라서 곤충의 변화는 먹이사슬 체계와 생태계의 교란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승환/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 : 생태계의 교란은 전체적으로 사람에게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장기 생태 모니터링, 특히 곤충의 경우에는 더욱 필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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