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내년 4월 우주 비행에 나설 우주인으로 선정된 고산 씨는 5일 인터뷰에서 "지금 이 순간 너무나도 행복하다. 감사 드린다"며 소감을 밝혔다.
고 씨는 "영광스러운 역할을 맡겨주신 만큼 대한민국 국민이 우주에 첫발을 내딛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모두의 꿈을 소중하게 가슴에 품고 올라가 우주에서 멋지게 펼쳐 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우주 기술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국민 여러분도 계속 관심을 갖고 응원해달라"고 덧붙였다.
예비우주인 이소연 씨는 "탑승, 예비 우주인이라기보다 멋진 우주인이 되는 게 제 목표였고 꿈이었다"며 "멋진 골이 터지려면 항상 멋진 어시스트를 하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멋진 어시스트를 하는 예비 우주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고산 씨와 일문일답.
--그 동안 2명이 서로 경쟁관계에 있었는데 힘든 면은 없었나.
▲경쟁관계라기 보다는 서로에게 많이 도움이 돼 힘든 점은 별로 없었다. 서로 예의를 갖추면서 정정당당하게 돕고 경쟁했다고 생각한다. 선의의 경쟁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다.
--함께 우주비행을 하게 될 러시아 우주인은 어떤 사람들인가.
▲러시아 우주인들 두 명 모두 이번이 첫 비행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여러 차례 예비 우주인 역할을 수행했고, 10년 넘게 훈련을 받았다. 이번 비행은 러시아와 한국의 우주인 세 명 모두에게 처녀비행이라 설레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무척 긴장된다. 남은 기간 부족한 경험을 대신 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고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성공적으로 비행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향후 어떤 훈련이 계획돼 있나. 전반기와 차이점은.
▲전반기에는 여러 시스템을 이해하는 이론 수업이 많았다. 하반기에는 무중력 적응훈련, HAM 라디오 교육, 헬기 구조 훈련 등이 계획돼 있다. 10월부터는 3인 1조의 탑승팀과 예비팀, 두 팀이 구성되어 각각의 승무원들이 함께 하는 팀 훈련이 계획돼 있다.
--우주비행 임무 완수 후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우리 나라가 멀지 않은 미래에 유인 우주산업, 우주실험 분야에서 다른 우주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기틀을 닦는 역할을 하고 싶다. 어린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워주는 일이나 우주개발에서 국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그런 역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원으로서 실재적인 연구를 통해 한국 우주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은 소망도 있다. 지금까지 해온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분야 연구를 행성탐사 로봇이나 우주 수리 로봇 등의 연구에 접목해 IT 강국인 우리 나라가 국제 우주개발의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해 보고 싶다.
--예비우주인에게 격려의 말을 해 준다면.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 주어서 고맙다. 혼자였다면 훨씬 힘들었을 길을 함께 해서 쉽게 달려 왔다. 앞으로도 경쟁자이기 전에 유인 우주개발 동반자로서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자신이 어려울 때 버팀목이 된 일, 인생의 전환점 같은 것이 있다면 .
▲어려울 때마다 언제나 나를 지탱해 준 것은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사람 만나는 운이 참 좋다고 생각한다. 이곳 저 곳에서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됐다. 어머니와 이미 하늘나라로 가신 아버지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