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의 경호를 위한 '출동준비'를 일찌감치 마치고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도록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으나 정작 이 후보측이 결정을 미룬채 뜸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일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당이 경찰에 공식요청만 하면 즉시 경호를 받을 수 있지만 야당 후보라는 점에서 적지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황우여 사무총장은 26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최근 경찰로부터 후보 경호단 20명의 명단을 넘겨받아 이를 이 후보측에 보냈다"면서 "조율작업을 거쳐 최종 명단이 확정되면 즉각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후보측에서 명단에 포함된 경호원 가운데 일부는 제외하고 다른 요원들로 충원할 가능성이 높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측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경찰이 근접 경호를 하게 될 경우 세부 동선이 모두 노출된다는 점.
특히 야당 대선후보이기 때문에 경찰이 만약에라도 '경호'를 빌미로 '감시'에 나설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최근 이 후보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경찰을 통해 새어나간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 것도 이 후보측을 긴장케 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이 후보측은 당분간 현재 이용하고 있는 사설경호단을 유지하면서 경찰로부터 받은 명단을 놓고 자체 '경찰 라인'을 이용해 검증작업을 벌인 뒤 당에 넘긴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 경호가 나오더라도 '업무분장'을 통해 개인면담이나 사생활 등의 일정에는 되도록 공식 경호를 피하고 사설경호단의 비공식 경호를 받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후보의 경찰경호단에 선발되기 위한 '로비전'도 최종 명단 확정에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경호단에 선발돼 연말 대선때까지 4개월 정도만 별문제 없이 임무를 완료하면 무조건 1계급 특진이 보장돼 있어 여러 곳에서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일부는 무시할 수 없는 인사의 부탁이어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 측근은 "이밖에도 경호는 후보 비서실장과도 직접 연결되는 문제여서 비서실 인사가 이뤄진 이후에야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 규정상 주요 정당의 대통령후보 경호를 담당할 수 있는 기관은 경찰과 대통령경호실 등 2곳이나 지금까지는 경찰이 후보경호를 전담해 왔으며, 경찰은 이미 경호 경력 2년 이상, 공인 무도 3단 이상인 경찰관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110명의 경호단원을 선발하고 파견 준비를 끝낸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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