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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정치권과 혼맥·인맥은 '불가근 불가원'

현대건설 사장 출신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최근 한나라당 대선 후보에 선출되는 등 대선이 본격화됨에 따라 재계와 정치권간의 혼맥·인맥 관계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현대자동차, SK, LG, 현대중공업 등 주요 그룹 은 오너 일가가 각계 계층의 인사들 뿐 아니라 정치인 집안과도 결혼해 혼맥을 쌓거나 그룹 출신 인사의 정계 진출 등을 통해 인맥도 맺고 있다.

물론 이들 그룹은 이같은 정치권과의 혼맥 또는 인맥과 관련, 기업의 세(勢) 확장 등을 위해 관계를 이용하거나 더욱 돈독히 해나가기 보다는 '불가근 불가원(不可近不可遠 : 가까이할 수도 멀리할 수도 없음)'의 큰 원칙 아래 대체로 중립적인 입장이나 일정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삼성은 "기업은 정치와 가까워서는 안된다"는 이건희 회장의 지론에 따라 그동안 정치권과는 일정한 거리를 둬왔다.

이 회장은 자신에게 정치를 권하는 한 인사에게 "기업하는 사람이 정치에 발을 디딘 경우를 쭉 봤지만 기업이 제대로 안되는 것 같다. 정치 불안에 기업이 영향을 받는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적이 있다.

이 때문인지 삼성에서는 이 회장 일가가 혼맥으로는 정치권과 특별히 얽혀 있지 않으며, 다만 그룹 임직원 중에 정치권 인사들과 혼연이나 혈연관계를 맺고 있는 사례가 더러 있다.

이해진 삼성BP화학 대표이사 사장은 참여정부 실세인 이해찬 전 총리의 형이다. 그룹 비서실 출신인 이 사장은 삼성서울병원 부사장, 삼성자원봉사단 단장(사장)을 거쳐 올해초 인사에서 삼성BP화학으로 옮겼다.

천방훈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 전무는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동생으로, 1981년 삼성에 입사했다가 벤처기업 '외도'를 거쳐 1997년 삼성전자 상무보로 재입사했다.

또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첫째 사위인 이상주씨가 삼성화재 법무담당 상무보로 근무중이다. 이 상무는 부산, 수원 지검 등에 근무했던 검사 출신으로, 2004년 삼성에 입사했다.

현대가(家)에서는 대선에 출마하기도 했던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장자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현대건설 전문경영인 출신인 이명박 후보가 주요 계열사 CEO로 근무한 인연이 있다.

하지만 당시 정 회장은 현대정공을, 이 후보는 현대건설을 주로 이끄는 등 현대가에서 역할과 영역이 달랐던 만큼 '알고 지내는 사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게 현대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그룹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 이계안 의원이 그룹 출신 정치인이다. 이 의원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4년 17대 국회의원 당선 직전에는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의 현대캐피탈 회장을 지냈다.

또 현대중공업은 정몽구 회장의 동생이자 5선인 정몽준 의원이 지분 10.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정 의원은 1988년 국회의원에 첫 당선된 이듬해 12월 현대중공업 회장에서 고문으로 물러난데 이어 2002년 9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고문직도 사임했으며, 현재 정 의원은 최대주주로서의 권리만 행사할뿐 경영에는 일체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게 현대중공업측 설명이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씨와 결혼하면서 정계와 연을 맺었다.

LG에서는 2000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LG벤처투자 구자두 회장의 아들 구본천 사장이 이명박 후보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딸 이성은씨와 결혼, 양가가 사돈관계가 됐다.

구인회 LG 창업회장의 셋째 동생인 구태회 현 LS그룹 명예회장은 자유당과 민주공화당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효성에서 분가한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과 이명박 후보의 셋째딸 수연씨가 2001년 결혼, 혼맥을 맺고 있다. 조양래 회장은 전경련 회장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오너와 정치인은 서로 잘 아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레 혼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재계 출신의 정계 진출도 적지 않다"면서 "하지만 최근 사회가 투명화되면서 혼맥이나 인맥을 이용해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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