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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 '꽃게 싹쓸이'…우리 어민 '원정조업'

<8뉴스>

<앵커>

중국 어선들이 우리 서해안의 꽃게 씨를 말리고 있습니다. 꽃게가 잡히지 않자 살길이 막막해진 인천 지역의 어선들은 꽃게를 찾아 남으로 남으로 원정 꽃게잡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박세용 기자입니다.

<기자>

전라북도 격포항 앞바다입니다.

60t짜리 어선이 조업에 한창입니다.

[선원 : (어디서 오셨어요?) 인천. (인천이요? 인천에서 여기까지 뭐 잡으러 오셨어요?) 꽃게 잡으러 왔어요.]

인천 배들이 전라도까지 원정조업에 나선 것은 인천 근해에서 꽃게가 잡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천 지역 꽃게 어획량은 2002년에 견줘 37%까지 줄었습니다.

주범은 중국 어선들입니다.

4년 전부터 중국 어선들이 연평도 근해까지 들어와 싹쓸이해 잡아가면서 꽃게 씨가 마를 정도입니다.

[이상진/꽃게잡이배 선장 : 2003년도에는 (중국 어선) 3천, 4천 척이 왔다갔다 했어요. 어장이 망가져서 연평도 어선들이 다 파산했고요. 백령도도 파산했어요.]

전라도 앞바다는 인천과 달리 이번 달부터 금어기가 풀려서 꽃게 조업이 가능해졌습니다.

[김승진/꽃게잡이배 선장 : (8월에는) 9월에 나올 준비를 해야죠. (그런데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 예. 적자니까 어떻게 흑자를 내보려고 하는데 또 적자예요.]

하지만 결과는 시원찮아서 이 배도 3주 동안 2t 밖에 못 잡았습니다.

격포 앞바다 반경 10km 안에는 이러한 원정 꽃게잡이 배 20여 척이 조업중입니다.

꽃게는 3살이 돼서 죽을 때까지 모두 12번 정도 껍질을 벗으면서 성장합니다.

하지만 요즘 잡히는 꽃게들의 20% 정도는 이 탈피 과정이 채 끝나지 않은 물렁게들입니다.

물렁게는 껍데기가 쉽게 부서질 만큼 약하고, 살이 덜 차 상품가치가 떨어집니다.

[연인자/서해수산연구소 어업자원팀장 : 국민의 선호도가 딱딱한 게를 좋아하니까, 딱딱한 것을 잡았을 때에 그만큼 가치성을 더 향상시키겠죠.]

[선장 : 대한민국 배라고 생긴 배는 적자 내다보니까 다 와서 이걸(꽃게를) 잡아요. 이런 식이면 2년이면 또다시 종자가 말라요.]

격포지역 어선보다 4배 가량 덩치가 큰 인천 어선들을 바라보는 지역 어민들의 눈길은 곱지 않습니다.

[김왕순/격포 어민 : 인천 배들이 와서 투망하는 데도 지장이 있고 고기 잡아가는 것도 지장이 있고 그렇지 여러가지로.]

중국어선들의 서해 꽃게 싹쓸이가 꽃게잡이로 명성을 날리던 인천 어민들에게 전에 없던 시련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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