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차례 만나기는 했지만 어제(13일)만남은 자리를 옮겨가며 4시간 반 동안이나 계속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습니다.
범여권이 지리멸렬하고, 범여권 예비주자들의 지지도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제 3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는 문사장의 출마결심은 범여권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사장은 바로 대통합민주신당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고 했습니다.
어차피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살아왔고, 이왕 정치하기로 작정한 바에 자기가 살아온 인생처럼 기성 정치와는 다른 정치를 하고 싶다는 얘기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선까지 얼마 남지 않아 국민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판단이 서면 민주신당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직 인지도도 높지 않고, 그래서 여론조사에 올라도 지지도도 높지 않은 문국현이라는 인물에게 범여권이 주목하는 이유는 결국 잠재력 아닐까 싶습니다.
기존의 주자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국민적 판단이 이뤄졌기 때문에 지지도가 올라가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문국현이라는 새로운 카드는 아무 것도 아닐 가능성과 동시에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유한킴벌리 경영자로서만 18년을 일해오며, 월급의 절반을 꼬박꼬박 시민운동등에 기부해온 문사장과의 대화내용을 간추려 봅니다.
(출마결심에 가장 큰 영향을준 사람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일 것이다. 자기와 가족의 재산을 불리는 데만 관심이 있던 사람, 그 영혼이 땅에 가있는 사람, 부패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이 땅의 평범한 사람들이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
대운하 구상도 나를 화나게 했다. 운하는 바다가 없고 평지인 유럽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산맥을 뚫고 배가 지나가게 하겠다는 구상은 어처구니 없다.
(사무실은?)
여의도에 마련중이다. 대선 특수 때문에 거의 빈 사무실이 안나오더라.
어렵게 110평정도 되는 곳이 나왔다는데 한 번 보고 결정할 생각이다.
기자실 위주로 꾸밀 것이다. 언론은 국민과의 소통 창구니까...
(민주신당과는...)
23일 출마선언이후 한달 정도는 내 메시지를 전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그러니까 민주신당 예비경선에는 참여할 수가 없다.
내 지지도가 좀 올라주면 내가 민주신당 가기보다 민주신당 계신 분들을 모셔오고 싶은데,그건 맘대로 안되는 거고.
하지만 경선이라는 장이 국민과의 소통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신당 경선 참여 가능성을 닫아놓고 있지는 않다.
(경선일정이 9월 15일부터라고 하는데..)
그 건 바뀔 수 있다고 본다. 벌써 예비경선도 늦춰지지 않았나?
그나저나 민주신당에서 날 오라고 하는데 왜 오라고 하는지 그 전략같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사람 모으는데만 열중하지 말고 정체성, 가치 이런 것들을 정리하는 게 우선 아닌가?
민주신당 사람들 만나면 대선보다는 내년 총선에 더 관심있는 것 같아 보이더라.
(대통령이 된다면)
섀도우 캐비넷, 공동리더쉽에 대한 소신이 있다.
장관들이 최소한 3년은 해야 하는데 현 정부 평균 재임기간이 9개월이라고 한다. 이건 문제가 있다.
취임식도 간소하게 할 생각이다. 너무 많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된다.
그 시간에 나는 세계 정상들을 만나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일자리 창출 전략을 구상하고 싶다.
-- 문 사장은 북미수교를 통해 북한을 중국화하려는 중국을 견제해야 하며, 개성공단으로 상징되는 남북협력을 통해 한반도가 주변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환동해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는 대조적인 조용한 말투와 표정, 반부패와 환경운동으로 상징되는 엄격함, 전형적인 외유내강 스타일로 평가되는 문 사장의 새로운 도전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합니다.
이미 중도하차한 고건, 정운찬의 길을 반복할 지, 정치판 아니 패배의식으로 가득찬 범여권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 지, 그도 아니면 기존 정치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의 길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의 짧지 않은 정치적 도전을 지켜보는 것도 의미있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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