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로 다가온 합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이 뒤숭숭한 기류에 휩싸여 있다.
'100년 정당'을 표방하며 출범한 우리당이 3년 9개월만에 '정치적 해체'를 맞은데 따른 착잡함과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뒤엉켜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당내 강경 사수파가 '합당 무효'를 외치며 조직적 반발을 가속화하고 합당의 대상인 신당 쪽에서는 우리당과의 당 대 당 합당에 반대하는 비노(非盧) 진영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안팎의 기류가 한층 더 복잡해지고 있다.
우리당 지도부가 17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주재한 마지막 확대간부회의는 침통함 그 자체였다.
정세균 의장은 굳은 표정으로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이 마지막 공식회의다.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4년간 우리당과 함께 했는데 개인적으로 영광도 있었지만 회한이 크다"고 말했다.
정 의장의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회의록을 받아치던 두세 명의 여성 당직자가 가볍게 흐느끼거나 울먹였고, 옆에 있던 당직자들이 이들의 등을 토닥거리는 모습도 엿보였다.
정 의장을 비롯한 당 간부들은 모두발언을 마친 뒤 일렬로 서서 "당원 여러분, 국민여러분께 죄송하고 고맙다. 국민 성원에 보답하지 못하고 간판을 내리는데 대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 지도부는 18일 전대에서도 대국민 사과와 반성의 뜻을 담은 결의문인 '국민께 드리는 글'을 채택할 예정이다.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적 여론과 '당 대 당' 합당에 반대하는 신당 내부의 반대 기류를 의식한 탓이다.
서혜석 대변인은 이 날 오전 마지막 논평을 통해 "예전의 전당대회는 지도부를 선출하는 축제의 장이었 지만 내일 전대는 열린우리당이 역사의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는 걸 확인하는 자리" 라며 "참으로 착잡하고 비통하다"고 말했다.
우리당의 전체 대의원 수는 당초 6천378명에 달했으나 이중당적자와 사퇴자 등 이 제외되면서 최종 숫자는 5천347명으로 확정됐다.
합당안건은 이중 과반의 찬성으 로 의결된다.
그러나 전대를 앞두고 강경 사수파의 조직적 반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사수파는 지도부가 충분한 토론없이 합당의결 절차를 밀어붙일 경우 이를 실력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18일 전대 현장에서 양측이 충돌양상을 빚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킴이연대 관계자는 "당의 존폐에 관한 사안인 만큼 대토론회를 열고 표결로 처리를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과거처럼 기립박수를 통해 안건을 통과시키려고 한다면 그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이 지난 7일 서울 남부지법에 제기한 전대 무효확인 가처분신청은 17일 오전 기각결정이 내려져 전대 개최의 적법성 여부와 법적 효력 논란은 일단 해소 되게 됐다.
이와 관련, 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기각 결정은 당연한 것"이라고 "합당 의결 절차가 법적 논란 없이 무난히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고, 지킴이연대 측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합당 저지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우리당과의 당 대 당 합당 여부를 놓고 내부갈등을 겪고 있는 신당 내에서 정책기조를 놓고 심상찮은 이견이 노출되고 있어 주목된다.
국회 건교위원장인 조일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부동산 정책은 획일적 세제정책으로 거래는 끊겼다"며 "특히 부동산 거래를 막고 있는 게 획일적 고율의 양도세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양도세를 획일화하지 말고 대도시, 수도권, 비수도권, 투기지역, 비투기지역, 도시, 농촌을 차별화하고 세분화해 거래를 원활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세제강화와 분양가 상한제를 골자로 한 '1.11 부동산 대책'을 주도했던 이미경 최고위원은 "시장에 신호를 줄 수 있는 면에 대해서는 원내정책실을 통해 발언하는 게 올바르다"며 "조 위원의 발언은 개인 의견으로 보고 부동산 문제는 충분히 토론한 다음에 발언하는 게 옳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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