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오랫동안 중국을 사랑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사랑하셨던, 그리고 저희들이 자라고 생활했던 중국에서 아버지를 잃어버렸습니다. 저희는 이제 사랑하는 아버지를 모시고 서울로 돌아갑니다"
지난달 29일 배탈이 나 중국 병원에서 링거를 맞다 갑자기 숨진 황정일(52) 주 중 한국대사관 정무공사의 아들 태호군은 14일 아침 9시20분 주중 한국대사관 앞마 당에서 거행된 부친 영결식장에서 한 통의 편지를 꺼내들고 낭독했다.
미망인 박영주 여사와 아들 태호군, 딸 호경양 등 유가족과 김하중 대사를 비롯 한 대사관 직원, 현지 교민 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영결식장 에는 그러나 황 공사가 너무나 사랑했다는 중국 친구들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태호군은 "아버지는 그토록 좋아하셨던 중국의 친구들로부터 어떠한 위로의 말 한마디도 받지 못하고 이곳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토록 사랑하셨던 중국이었기에 저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나기로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황 공사는 주말 사무실에서 근무하기 위해 점심으로 사먹은 참치 샌드위치 때문 에 밤새도록 복통과 설사, 구토에 시달려 다음날 아침 병원을 찾아가 링거를 맞다가 갑자기 목숨을 잃은 이후 병원 냉동실에서 보름 이상 편하게 눈을 감지 못했다.
김원진 정무참사가 고별사를 통해 "매일 아침 잔잔한 미소로 우리를 대하시던 모습을 더 이상 뵐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서러움이..."라며 울먹이자 유가족과 대사관 직원들은 일제히 울먹였으며 다른 참석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김하중 대사는 인사말에서 "우리는 중국 정부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사망 원인을 규명하고 이번 사건을 공정하고 원만하게 처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으 로 확신하며 병원측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는 조치가 이뤄지도록 도와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자신이 사랑하던 중국에서 목숨을 잃고 만 고 황 공사의 유해는 이날 오후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며 유가족은 15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의료원 에 빈소를 마련하고 오는 17일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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