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3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의 신용 경색 상황이 우려될 경우 시장에 긴급 유동성 공급 조치를 취하기로 했지만 한국은행은 아직까지 우리 금융시장이 유동성을 지원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넘쳐 흐르는 과잉유동성 문제가 지속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금융시장에도 신용경색 조짐이 보일 경우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 등 공개시장조작 등을 통해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은 이번 사태에서 한발 비켜나 있는 것으로 한은은 판단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원화시장은 자금이 굉장히 풍부하고, 오히려 흡수해야 할 상황"이라며 "유동성을 공급해야 했던 미국과 유럽 시장과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이 아직까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고 콜 시장 역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면서 "전체적인 자금의 잉여 상태도 지속하고 있다"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BNP파리바의 펀드환매 중단 조치 여파로 단기시장 금리가 목표치를 훨씬 웃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유동성을 긴급 지원했지만,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한은이 나서서 유동성을 지원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의 경우 콜시장의 금리가 큰 변동이 없어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는 것으로 한은은 평가했다.
그러나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에서도 신용경색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한은은 시장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신용경색은 자금이 필요한 금융기관이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주로 금리상승에 대한 기대가 강할 때 발생한다. 자금을 보유한 금융기관이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당장 돈을 빌려주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에 따라 콜금리 급등 등의 신용경색 조짐이 보일 경우 즉시 RP매입을 통해 공개시장조작에 나서는 한편 필요할 경우 유동성이 부족한 은행에 자금을 신속히 지원하는 유동성 대출 실시도 검토할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그러나 개별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유동성 대출의 경우 2000년 제도 도입 이후 거의 실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신용경색이 발생할 경우 RP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이 지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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