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과 인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한국-베트남 국제 결혼의 병폐를 고치기 위해 베트남 정부가 10일 '한국 남성 결혼 자격 검증'사업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이같은 검증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의 골자는 베트남 정부가 대구 소재 비정부기구(NGO)인 베트남여성문화센터(VWCC)를 통해 국제 결혼을 원하는 한국 남성들의 신청을 받은 뒤 나이와 직업, 가족 관계 등을 심사 받은 사람에게만 베트남 혼인 신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는 한국 남성의 나이나 직업 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묻지마' 결혼을 강요하는 불법 결혼 알선 업체들을 근절하고 공식적으로 신원이 검증된 남성과의 만남을 주선해 베트남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 사업이 성공을 거두기가 쉽진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적잖다.
외국 정부가 결혼 자격을 심사하면서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할 것이란 생각에 사람들이 기존의 불법 알선 업체로 몰리면서 사업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결혼 알선 업체 관계자는 "베트남 국제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남의 나라 정부가 자신의 직업이나 월수입 등을 따진다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사업의 의의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게다가 공무원 부정부패 문제가 아직 심각한 베트남 정부가 '공식 검증'을 거친 한국 남성만 가려 혼인 신고를 받아주기가 힘들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VWCC와 베트남 정부 측은 '자신 있다'는 반응이다.
불법 알선 업체를 이용한 한국 남성은 앞으로 베트남 법무부에 혼인 신고를 해도 무조건 '기각' 처리 되고 이로인해 한국 비자 획득에 필요한 혼인 증빙서를 만들지 못해 신부를 데려오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때문에 개인은 물론이고 기존의 결혼 알선 업체들도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좋든 싫든' VWCC에 접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베트남 정부 측의 설명이다.
구교훈 VWCC 사무국장은 "심사는 베트남 현지 기준에 맞춰 하며 가족 부양 능력만 있다면 재정이 열악해도 부적격 판정을 받을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게다가 불법 알선 업체가 챙기는 '커미션'이 없는 만큼 결혼 비용을 지금보다 많이 줄일 수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 부정부패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담당 기관인 베트남 여성 연맹(한국의 여성가족부 역할) 관계자는 "베트남 중앙 정부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면 안된다"며 "중앙에서 지침을 세우면 실무진은 철저히 따를 수 밖에 없고 '여성 인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정부의 사업 의지가 강한 만큼 (혼인 신고) 부정은 절대 쉽지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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