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이 드디어 합당에 합의했습니다. 정식으로 합당 선언문까지 만들었습니다. 대통합선언문이라는 것인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오늘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은 역사와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합을 선언한다.
열린우리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통합을 통해 민주평화개혁세력의 정통성과 정체 성을 계승하고 미래를 창조하는 정당으로서 역사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통합의 정신과 원칙은
첫째, 중산층과 서민의 민생안정과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한반도 냉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함으로써 남북 평화경제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둘째, 대통합정신에 입각해 일체의 지분협상과 기득권 논의를 배제한다.
2. 양당은 2007년 8월 20일까지 통합을 완료한다.
대통합민주신당 열린우리당
대표최고위원 당의장
오충일 정세균
역사와 국민의 뜻을 근거로 제시하는 건 좀 정치적 수사로 치고 그냥 넘어가고요. 통합의 원칙에 대한 첫 부분은 정책에 대한 겁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는 기존의 민주당 ⇒ 열린우리당으로 이어지는 정책 기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어쨌든 선언문 서명식이 끝나자마자 열린우리당은 오는 18일 전당대회를 연다고 공고했습니다. 민주신당과의 합당을 결의하고 당의 간판을 내리기 위한 마지막 전당대회입니다. 사실 지난 2월 전당대회에서 4월까지 통합을 완료하기로 하고 정세균 의장에게 전권을 위임했던 것에 비하면 무려 넉 달이나 지각을 한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20일에 양당이 합당을 선관위에 신고함으로써 완전히 열린우리당은 사라지게 됩니다. 현재 85석인 민주신당의 의석은 58석의 열린우리당 의석을 합쳐서 143석이 됩니다. 129석의 한나라당을 제치고 원내 1당이 됩니다. 범여권으로 보면 결국 6개월여만에 다시 1당으로 복귀하는 셈입니다.
도로 열린우리당이다, 잡탕 정당이다, 반 한나라당을 위한 정당일 뿐이다 등등의 비판이 쏟아집니다. 결국은 돌고 돌아서 제자리로 왔다는 말도 있습니다. 다들 그럴듯한 말들이고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지적입니다. 오죽하면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이렇게 될 거면 그냥 열린우리당 상태에서 잘 하는 게 더 낫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고 했겠습니까.
그런데 오충일 민주신당 대표가 오늘 아침 회의에서 재미있는 말을 했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반 한나라당 맞습니다. 반 한나라당 하자는 게 민주신당입니다."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것 자체가 역사의 후퇴를 막는 일이기 때문에 그것을 하기 위해서 신당을 만들었다는 얘기입니다.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오충일 대표는 목사입니다. 목사 답게 전도서도 인용했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대목이 있답니다. 오히려 새로운 게 있다는 위험한 거라는 말도 했고요.
열린우리당과의 합당에 대해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모두 반발이 적지 않습니다. 민주신당 내에서는 참여정부의 실패에 대해 반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통째로 합당하는 것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주로 먼저 탈당해서 현재까지의 범여권 재편 과정을 촉발시켰던 사람들입니다. 선도탈당해서 고생 고생 해서 이렇게까지 왔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던 사람들이 슬그머니 막판에 '무임승차'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사수파가 있습니다. 흡수합당되는 것은 수모라면서 일부에서는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세는 통합이죠. 결국 양당은 합당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는 20일이면 열린우리당이라는 이름은 3년 8개월만에 사라지게 됩니다. 이렇게 허둥지둥 문을 내려야 하는 것을 보면 뭔가 잘못한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당이 잘못한 것인지 사람이 잘못한 것인지, 저는 그게 궁금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오충일 대표의 말이 어떤 의미일지는 앞으로 지켜보면서 생각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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