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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정상회담에 어떤 의제 들고 나올까

이번 남북정상회담 성사의 직접적인 계기는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을 북한으로 비공개 초청,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8월 하순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이었다.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 북한측이 발표한 된 합의문이 "김대중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라고 시작한 데 비해, 이번 합의문은 그러한 표현없이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합의에 따라라고 돼 있는 점도 이를 말해준다. 

그동안 남북정상회담 타진에 소극적이던 북한이 무슨 제안을 하려고 이같이 태도를 바꿔 촉박하게 8월말 회담을 제의했을까. 

북한은 핵문제는 미국을 상대로 푼다는 입장인 만큼 이번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의제는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후 변화된 남북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1차 정상회담 의제가 분단 이후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됐던 남북관계를 '우리민족끼리'라는 이름하에 교류와 협력의 시대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됐다면, 2차 정상회담은 북한 입장에서 현 남북관계에서 걸림돌이라고 인식하는 문제를 제거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북한의 주장들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제기할 의제들은 주로 남북 경제협력 확대와 정치·군사 현안의 해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이날 남측과 동시에 발표한 정상회담 합의서도 "북남 수뇌분들의 상봉은 역사적인 6·15북남공동선언과 우리 민족끼리 정신에 기초하여 북남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로 확대발전시켜 조선반도의 평화와 민족공동의 번영,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 을 열어나가는 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게 될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군사 현안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종전체제와 북한이 주장해온 '근본문제'들이 현재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들 문제의 해결을 주장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남북장성급 회담과 남북장관급 회담 등에서 북측이  집중  제기했왔으나 진전이 없는 문제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것. 

북한은 우선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체제를 위해 남측이 당사자로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NLL 재설정은 남측 국민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북한은 일반 군사회담이 아닌 정상회담을 통해 이를 전격 해결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 

북한은 최근 수 차례 열린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NLL 재설정 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해 왔으며 특히 지난 2일 회담에선 "조선반도 평화체제 수립의 당사자라는  말만 하지 말고 실천행동으로 당사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처음으로 남측의 당사자 문제를 거론하면서까지 NLL 문제에 집착했다. 

비전향장기수의 북송문제가 남측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북정상회담 합의로 전격 이뤄진 전례에 비춰 북한은 정상간 회담을 통해 NLL 재설정 문제를  밀어부치려고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아울러 남측 방문자의 김일성 주석 묘지인 금수산기념궁전 등에 대한 참관 제한 철폐와 국가보안법 폐지 등과 같이 남북관계 진전을 막고 있다고 판단하는 이른바 '근본문제' 해결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참관지 제한 철폐와 보안법 폐지 문제는 2005년 12월 제17차 회담 때부터 북측이 "남북관계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공동의 이정표"라며 강력히 제기해온 단골 의제다. 

 ◇경제협력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과 금강산·개성공단에 국한된 경제협력 사업을 확대해 더욱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대북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것도 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제의 목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간 경제협력 확대를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실리를 추구함으로써 북한 경제의 재건을 꾀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차 정상회담 때는 1990년대 중반 시작된 '고난의 행군'을 이겨내기 위해 남측의 긴급하고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했다면, 2차 정상회담에선 식량·비료 등의 지원보다는 남북간 경제협력을 통한 대규모 개발지원을 받아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핵실험 이후 이제는 경제강국도 이뤄야 한다며 경제건설을 강조해오고 있다. 

더욱이 중국 자본이 북한 경제를 잠식하고 있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예속을 우려하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 남북간 경제협력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차 정상회담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NLL 문제 등에서는 포괄적 논의를 하고 구체적인 것은 남북 장성·장관급 회담에서 논의하도록 할 것이며, 남북간에 기존의 3대분야 경협 이외로 경협의 외연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핵화

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단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임을 거듭 밝히면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선 미국의 대북적대 정책이 종식되고, 한미 합동군 사연습 등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이를 위한 남북한의 공동 노력 필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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