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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파문' 어디까지…유명 교수도 속였다

문화계 유력인사이자 교수 K씨, 중·고교 및 학·석·박사 모두 위조

<8뉴스>

<앵커>

신정아 씨 사건으로 촉발된 가짜 학위 파문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문화계의 유력 인사이자 대학 교수인 K씨가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교 학력을 모두 위조한 것으로 S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일 취재진에게 믿기 어려운 제보 한 통이 들어왔습니다.

문화계 유명인사이자 유명 사립대 D대학의 주임교수 K씨의 학력이 조작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K교수는 그동안 경기여중과 경기여고, 이화여대를 거쳐 미국 퍼시픽 웨스턴 대학을 졸업했다고 본인의 저서 등을 통해 밝혀왔습니다.

K교수는 자신의 학위에 거짓이 없다고 말합니다.

[K교수 : (약력 쓰신 것 중에 전혀 거짓은 없으신가요?)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학교에 교수될 때는 증빙서류 다 내요. 심사가 상당히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중고등학교와 대학측에 확인한 결과 K교수의 이름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화여대 : 저희 인명록을 찾아봤는데요 000씨는 안계세요.]

[경기여고 : 이름 자체가 없다고요. 전산상으로 뜨는 이름이 없어요.]

또 미국 퍼시픽 웨스턴 대학은 학위를 남발하는 비인가 대학으로 학술진흥재단조차 학위를 인정하지 않는 학교입니다.

확인된 취재내용을 밝히자 K교수는 그제서야 진실을 털어놓았습니다.

[K교수 : 어떻게 말을 한 것이 경기라고 말한 거예요. 사실은 경기 중고등학교 안 나왔어요.]

미국에서 받았다는 학사 학위도 문제가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K교수 : 리포트를 제출하고 그랬어요. 수업을 하는 곳이 아니라. 왜냐하면 석박사 공부는 하고 싶은데 졸업장이 없으니까.]

K교수는 이 엉터리 미국 학사학위를 이용해 다른 유명 사립대학에서 석사와 박사학위까지 받았습니다.

K교수는 박사학위를 준 대학측도 자신의 거짓 학력에 대해 알고 있었음을 내비쳤습니다.

[K교수 : (누군가) 투서를 넣어서 내가 졸업할 때, 졸업하고 나서 문제가 나왔거든요. (학교측이) 이를 더 크게 확대화시키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자신의 학력과 관련된 거짓말들이 늘 마음의 짐이었다고 말하는 K교수.

[K교수 : 지적한 그런 문제들 때문에 항상 불안했고 저는 친구도 안 만났어요. 모든 게 너무 무서우니까 누가 선후배라고 말을 하면 도망가고 싶었어요.]

K교수는 신정아 사태가 불거진 뒤 지난달 19일 교수로 있던 대학에 사표를 냈지만 학교측은 아직까지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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