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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프간 회담 후 정부 대응은?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가 20일째를 맞은 7일 정부는 미국-아프간 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탈레반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인질사태에 양보없다'는 6일 미-아프간 정상회담 결과가 충분히 예견돼 온 것이었다는 점에서 탈레반 측 역시 이를 빌미로 갑작스런 돌발행위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면서도 탈레반의 태도 변화를 경계하며 직접 '협상'을 위한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미국·아프간 정부와도 긴밀한 협력체제를 유지, 외형상 '테러 단체와는 협상하지않는다'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들 국가로부터 실제적 도움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도 외교력을 집중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인질사태의 인도주의적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에 우호적 여론을 확산하는데 한층 강화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오는 9일부터 카불에서 열리는 부족원로회의 에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직접 대면접촉 성사에 주력

미-아프간 정상회담이 끝난 후  탈레반  측에서 나온 첫 반응은 한국인 여성 인질과 탈레반에 협조한 혐의로 구속된 여성 수감자를 맞교환하자는 제의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7일 연합뉴스와의 간접통화에서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에 협조해 수감된 여성 수감자를 풀어주면 같은 수의 한국 인 여성인질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시간상으로 미-아프간 정상회담 이후에 나온 이 제안이 정상회담 결과를 반영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그간 지역사령관급인 다로 칸 등 고위급 포로와 인질 간 맞교환을 요구해왔던 탈레반이 한발 물러선 제안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지만 이 제안 역시 수감자 석방 권한이 없는 우리 정부로서는 들어주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탈레반과의 교섭 채널을 가동, 현실적 요구사항을 제시하도록 설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정부는 인질 사태가 장기화되면 피랍자들의 건강상태가 악화된다는 점을 감안, 탈레반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대면접촉 장소에 합의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대면접촉에 앞서 한국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인질석방에 대한 대가로 탈레반 측에 제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실효적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실효적 방법'으로는 탈레반이 기반을 삼고 있는 파슈툰족  지역사회에  학교나 병원을 직접 건립하거나 그 비용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아프간 정부 협조 유도

정부는 미-아프간 정상이 '인질사태  양보불가' 원칙을 재확인했음에도 불구, 한국인 피랍사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두 정부의  직간접적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협력체제 유지에도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관 측된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테러행위에 보상이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연 대처' '창의적 외교' 등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는 점에 우리 정부는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副) 장관은 지난 2일 필리핀 마닐라 회동에서 군사작전을 제외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태를 풀어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한 국회 5당 대표 등 한국 의원들에게 미국 국무부 니컬러스 번스 차관과 존 데일리 테러확산담당 차관보가 '창의적 외교론'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가용한 모든 수단 동원'이나 '창의적 외교'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우리 정부 입장에서 미국의 도움을 이끌어낼 여지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대외적으로 천명하는 '원칙'과 '실제'가 항상 일치하지 않다는 게 국제 외교가의 관례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는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을 전후해 미국의 협조를 받아내기 위해 막후 외교력을 집중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아프간 정부와도 유대관계를 공고히 해 탈레반이 인질을 석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분위기를 조성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최근 비공개 브리핑에서 "피랍 사태를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책임있는 당국은 아프간 정부"라고 강조, 아프간 정부와의 긴밀하고도 책임있는 협조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국제사회 우호적 여론 조성

정부는 오는 9일부터 사흘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열리는 부족 원로회의인 '지르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양국의 부족 원로와 종교지도자들이 모이는 이번 회의는 아프간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 간 평화분위기 조성이 주요 안건이지만 현안으로 떠오른 한국인 피랍사태의 해결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아프간에서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해온 지르가에서 인질석방에 긍정적인 결의가 나올 수 있도록 이슬람권을 포함, 국제사회에 인도주의적 호소를 계속해왔다.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와 무슬림 청년 세계연합이 인질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이슬람권 주요국 정부와 언론이 비슷한 취지의 발표문과 성명을 잇따라 낸 것은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의 우호적 여론 조성을 위해 노력한 결과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나아가 정부는 직접 교섭채널을 가동, 탈레반이 '추가 인질 살해'에 나서지 않도록 자제시키고 설득하면서 국제적 우호 여론을 꾸준히 축적해 탈레반을 압박함으로써 추후 직접 대면접촉을 통해 인질사태의 궁극적 해결을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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