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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 요구 딜레마' 어떻게 풀까

간접 접촉면 확대 등으로 "현실가능한 요구 도출" 절실

"우리 권한 밖의 일을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하도록 설득해야 하는 현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지가 관건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발생 11일째인 29일 중대 국면을 맞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의 해법과 관련, 우리 정부가 안고 있는 `딜레마'를 이 말로 집약했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이날 중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질 석방을 위한 `카드'를 우리가 쥐지 않은 현 상황 탓에 결과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탈레반 측이 인질 석방 조건과 관련, 시간이 흐를수록 더 명확하고 강한 어조로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9일 연합뉴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탈레반 수감자들을 석방시키는 것이며 그 외에는 아무런 요구 조건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한국 대통령 특사가 탈레반 수감자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아프간 정부를 설득하고 압박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친절하게' 한국이 할 일까지 언급했다.

외교가는 백 특사가 한-아프간 관계 증진 방안과 관련한 여러 제안과 함께 탈레반 측의 수감자 석방요구에 아프간 정부가 유연하게 대처할 것을 당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간 아프간 정부가 보여온 태도로 미뤄 수감자-인질 맞교환 문제에 계속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게 많은 이들의 예상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테러 전의 명분까지 훼손할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질 1명이 살해된 상황에서 남은 22명의 생명을 최우선시 해야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어려운 요청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만약 아프간 정부가 한국의 `유연한 대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정부로서는 우리에게 결정 권한이 없는 현 국면을 바꿀 수 있는 모종의 창의적 방안을 강구해내야할 상황에 놓이게 될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납치단체와 직접 협상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지켜가면서 우리 정부가 현지 원로 등을 통해 탈레반 측과의 간접 접촉면을 넓히는 방안이 한 예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아프간 정부의 동의하에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의 현재 접촉선과는 별도의 통로를 뚫어 교섭의 `공백'을 메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구상인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 정부가 결정할 수 없는 일을 요구하고 있는 탈레반 측에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설명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요구를 이끌어 내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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