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게 납치된 한국인 여성 한 명의 목소리가 공개됐습니다. 절박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인데 탈레반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육성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보도에 한주한 기자입니다.
<기자>
목소리의 주인공은 봉사단 안내를 맡았던 임현주 씨입니다.
[임현주 : 제 이름은 현주입니다. 현주. 집이 그립고, 한국이 그립고, 가족이 그립습니다.]
1분 10초 가량 지난 뒤에는 전화가 갑자기 끊겨 안타깝게 합니다.
임 씨는 다시 연결된 통화에서 지친 목소리로 '도와달라'고 간절히 호소합니다.
[임현주 : 매일 매일 너무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저를 도와주셔서 우리가 하루라도 빨리 나올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통화 도중에 탈레반 무장세력으로 보이는 남성의 목소리도 간간히 들립니다.
미국 CBS 방송과의 이 전화 통화는 탈레반 사령관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임 씨는 인질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임현주 : 우리는 매우 아파요. 문제가 많아요.]
임 씨는 또 한국인 인질들이 남녀 두 그룹으로 격리돼 있으며 이 때문에 배형규 목사의 사망 사실은 몰랐다고 덧붙인 것으로 CBS는 전했습니다.
아프간에서 3년째 의료봉사활동을 펼쳐온 임현주 씨는 이번 샘물교회 봉사단과 합류했다 납치됐습니다.
탈레반이 미국 CBS 방송과 임 씨의 전화통화를 허용한 것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미 CBS 기자 : 옆에 있는 사람을 바꿔주세요.]
여성인 임 씨의 애절한 호소를 통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미국의 군사 작전도 차단한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