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발생 7일째인 25일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무장단체간 교섭이 `주요 요구조건'을 놓고 심리전을 벌이는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질-탈레반 수감자 교환'과 '현금해결 가능성' 등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협상단 측의 주장을 전하는 외신보도가 잇따르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있지만 정부는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당국자들은 탈레반 측이 고도의 언론플레이를 전개하고 있다고 보고 냉정한 협상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그러나 탈레반 대변인으로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오후 AFP 통신과 전화통화에서 "(협상)시한은 이미 만료됐다"면서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오늘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6시 30분) 한국인 인질 중 일부를 죽일 것"이라고 말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석방 대신 현금을 지불하는 대가로 한국인 피랍자를 풀어줄 것을 탈레반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아프간 정부 협상단 간부가 "인질 교환이 아니라 현금으로써 사건이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 협상은 25일로 이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이 간부는 "탈레반측으로부터 8명의 교환 죄수 명단을 받았지만 탈레반이 곧바로 이 리스트를 철회했다"며 "탈레반은 (어떤 병사의 석방을 요구할지에 대해) 내부에서도 분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협상단은 탈레반측에 대해 현금을 지불하는 대가로 한국인 인질을 석방할 것을 제안한 뒤 협상을 계속 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인 피랍자 억류를 담당하고 있는 탈레반 병사와 휴대전화로 통화한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 탈레반측이 "많은 수의 인질을 장기간 억류하기에는 장소가 너무 좁다", "여성은 살해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 조기 해결을 희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23명의 한국인 피랍자 가운데 건강이 좋지 않은 여성을 중심으로 탈레반측이 `선별석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인 피랍자가 억류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중부 가즈니주 지역 주변에는 아프간 군과 경찰이 포위망을 형성, 탈레반측의 퇴로는 막힌 상태여서 압박을 느낀 탈레반측이 '우호적 여론조성'을 위해 `선별석방'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른바 '선별 석방교섭설'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정부는 납치된 23명의 한국인을 모두 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협상이 매우 민감한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식통은 "납치세력이 대외적으로 많은 얘기를 흘리고 있지만 어느 것이 당장 되고 안되고를 단정지을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탈레반 대변인으로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와 직접 통화한 현지 소식통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탈레반 측이 지난 19일 납치 당시 이들이 한국인인 줄 몰랐다고 전했다.
한국인 23명은 19일 오후 아프가니스탄 카불~칸다하르간 고속도로 상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
한국인 인질의 건강상태에 대해 아마디는 "중태는 아니지만 일부 건강이 악화한 인질이 있었는데 약 처방을 해서 지금은 호전돼 괜찮은 상태"라고 말했다고 그는 밝혔다.
한국과 아프간 정부 대표가 포함된 부족 원로와 탈레반이 아직 협상하고 있지만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비협조적이어서 한국 정부와 직접 협상을 희망한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그는 아울러 탈레반이 몸값을 요구하는 것이 절대 아니고 '탈레반 죄수-인질 교환'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한 뒤 8명 선 석방안은 여전히 유효하며 25일이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은 이날 국회 통외통·국방위 연석회의에 출석, 피랍 한국인들의 건강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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