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 민원실.
이곳에는 한 할머니의 얼굴 부조상이 걸려있습니다.
부조상의 주인공은 올해 83세인 황금자 할머니.
지난해 12월 황 할머니는 폐지와 빈병을 주워 팔아서 평생 모은 돈 4천만 원을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강서구청에 기탁했습니다.
황 할머니가 어려운 결심을 하기까지 평소 할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모셔온 김정환 사회복지사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는데요.
[시원해요 할머니?]
[응, 시원해.]
20살 어린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온 황금자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김씨가 할머니를 돌보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졌습니다.
[황금자(83세)/서울 강서구 : 나한테 잘해줘서 너무 좋은데 자식 같이 생각해요.]
가족도 없이 홀로 외롭게 살아온 황 할머니는 자신을 위해서는 마음 편히 돈을 써본적이 없습니다.
[안 틀어요? 더운데? 지금. 작년에 (선풍기) 사드렸는데도 (전기료) 아끼시느라고 안 쓰시는 거예요. 이렇게 사셨어요 할머니는.]
이렇게 모은 전 재산을 황 할머니는 아들같은 김 씨에게 물려주겠다고 했지만, 김 씨는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김정환/서울 강서구청 사회복지사 : 그때 당시만 해도 완강하셨는데요. 어느날 갑자기 (장학금으로 내놓겠다고) 흔쾌히 하신다고.]
황 할머니의 선행을 뒤늦게 알게 된 주위사람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데요.
[최옥순(74세)/서울 강서구 : 헛돈 안 쓰고 먹고 싶은 거 안 잡수고 다들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도 일본군 위안부 시절 겪었던 고통으로 환청에 시달린다는 황 할머니에게는 마지막 소원이 있습니다.
[황금자(83세)/서울 강서구 : 일본 정부가 (위로금) 주면 장학금으로 내놓고 싶어요. 그건 내가 진정으로 말합니다.]
고단한 삶에 지친 황 할머니의 마음을 활짝 열어 준 것은 한 사회복지사의 작은 관심과 사랑이였습니다.
작은 나눔은 더 큰 나눔으로 이어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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