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전직 KTX 여승무원들의 '고용투쟁'이 13일로 500일째를 맞았다.
한때 '땅 위의 스튜어디스'로 불렸던 여승무원들이 유니폼을 벗고 투쟁에 나선 것은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위탁 계약직으로서의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최고 136대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이들은 제복과 명찰을 자비로 구입하는 등 '주먹구구식'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접하면서 자신들이 철도공사가 아닌 ㈜한국철도유통에 소속된 위탁 계약직 신분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에 승무원들은 지난해 2월 25일 사복 투쟁을 시작으로 같은해 3월 1일 총파업에 돌입, 한국철도공사 측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500일 동안 국가인권위원회·서울역·용산역·서울지방노동청 등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고 단식농성, 거리행진, 촛불문화제, 토론회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고용문제를 호소했으나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당시 380여 명이었던 승무원 중 100여 명은 철도공사의 계열사인 ㈜KTX관광레저 정규직으로 업무에 복귀했으나 나머지는 지난해 5월 계약해지 통보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
철도공사 측은 여전히 "KTX 여승무원들을 본사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수조원의 부채가 누적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이유로 이들의 직접고용을 거부한 채 지난해 5월 위탁업체를 ㈜KTX관광레저로 변경하고 270여 명의 정규직 승무원을 새로 고용했다.
용산 철도노조 서울본부 사무실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아놓고 합숙 생활을 해온 승무원들은 불편한 잠자리와 식사에 위장병 등 각종 질환을 앓고 있으며 양말을 팔아서 번 돈 등으로 겨우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마지막까지 남은 승무원 31명은 500일이 다 되도록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지난 3일부터 서울역광장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KTX뿐 아니라 새마을호 승무원들도 ㈜KTX관광레저의 위탁 고용을 거부하면서 작년 12월30일부터 서울역과 용산역 등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어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가 더욱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KTX 여성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지금 바로 복귀해서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일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 해결책은 외주화가 결코 아니다. 이철 사장은 지금 당장 노조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조기 해결을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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