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들의 2008년 예산 요구가 예년보다 강해졌다.
물론 부처들의 요구대로 예산안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요구액이 많은 만큼 확정안의 액수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초노령연금제가 도입되고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그러나 기초노령연금제는 선거를 앞둔 여야의 선심성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산이 늘어나면 많이 베풀어진다는 점에서 국민이 당장 싫어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국채발행과 함께 국가채무가 증가하는 문제가 생긴다. 아울러 예산이 신중하게 쓰이지 않으면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를 조장해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도 있다.
이에 따라 기획처는 부처들의 요구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낭비 요소를 없앤다는 계획이다.
◇ 예산요구 증가율 높아져
올해 예산 요구액의 특징은 부처들의 요구수준이 대체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각 부처의 2008년 예산.기금 요구액은 256조9천억원으로 올해 확정예산 237조1천억원보다 8.4%가 늘어났다. 액수로는 20조원 가량이 늘어난 셈이다.
요구액 증가율은 총액배분 자율편성제도가 적용된 2005년 이전에는 2001년 25.3%, 2002년 24.5%, 2003년 28.6%, 2004년 24.9% 등으로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2005년 9.4%, 2006년 7.0%, 200 7년 6.8% 등으로 내려가는 추세를 보이다 2008년엔 요구액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분야별로는 사회복지.보건 예산의 요구액 증가율이 10.7%에 이른다. 이는 작년에 각 부처가 요구한 올해 예산의 증가율인 9.1%보다 1.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또 요구액 증가율은 ▲교육분야가 8.1%에서 10.5%로 ▲통일.외교가 3.5%에서 20.1%로 ▲문화.관광이 -1.3%에서 12.5%로 ▲환경보호가 3.5%에서 7.7%로 ▲공공질서.안전이 6.6%에서 8.1%로 ▲과학기술.통신이 3.0%에서 6.1%로 각각 올라갔다.
국방분야의 요구액 증가율은 9.9%로 변동이 없다. 농림.해양수산 분야의 내년도 요구액 증가율은 1.6%로 올해의 0.6%에 비해 조금 올라갔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수송.교통.지역개발 요구액은 올해 예산에서 3.5% 줄어든 데 이어 내년 예산에서도 3.6% 감소했다. 산업.중소기업분야는 올해 0.8%, 내년 0.1%의 감소율을 각각 나타냈다.
◇ 왜 증가했나
예산요구액이 늘어난 것은 국정과제를 이행하고 신규사업을 시행하는데 들어가는 돈이 많기 때문이라고 기획처는 설명했다.
기초노령연금도입에 따른 첫 예산으로 내년에 1조6천485억원이 요청됐다. 아울러 지방교육재정교부율이 내국세대비 올해 19.4%에서 내년 20.0%로 올라가면서 관련 교부금 지출 요구액이 26조2천억원에서 29조5천억원으로 3조3천억원 증가했다.
아울러 국민연금을 비롯한 4대연금 지출 요구액이 2조6천억원, 국민임대주택.보육.건강보험지원 등에 따른 지출 요구액이 8천억원 가량 늘었다.
또 공공기관 지방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추진에 올해 88억원이 들어갔으나 내년에는 1천105억원을 할당해달라는 요구가 들어왔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원액도 올해 137억원에서 내년 1천514억원으로, 사회서비스일자리 지원액도 1조2천945억원에서 1조6천83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주무부처들은 기획처에 밝혔다.
아울러 문화.관광분야에서는 관광기금.체육기금에서 각각 1천400억원 증액요구가 들어왔고 통일외교 분야에서도 쌀.비료 지원액을 포함해 4천억원 확대신청이 접수됐다.
◇ 국가채무 증가 부담 없나
2006∼201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내년말 국가채무 예상액은 320조4천억원이다. 국내총생산(GDP)의 32.9%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는 내년 총지출이 253조8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하에 추정된 것이었다. 그러나 부처의 지출요구액은 이보다 3조1천억원이 많은 256조9천억원에 이르렀다.
기획처가 중기운용계획상의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면 3조원 가량을 깎아내야 한다.
또 중기운용계획보다 초과돼 요구된 분야는 사회복지.보건 1조원, 교육 2천억원, 산업.중소기업 1천억원, 공공질서안전 5천억원, 문화관광 3천억원, 통일외교 2천억원 등이다.
요구예산을 삭감하기 어렵다면 내년에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해야 한다.
그러나 세수는 경기흐름, 부동산가격 동향 등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예산당국은 세수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보수적인 기준하에서 예산을 짜야 한다.
이수원 기획처 재정운용기획관은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GDP 대비 국가채무의 비율을 올해의 33.3%를 웃돌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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